KBS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는 싱어송라이터 장범준씨가 MBC ‘라디오스타’에 나와 육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MBC 화면 갈무리
어른이 편히 있을 권리, 아이가 입장할 권리 ‘노 키즈 존’(No Kids Zone)이 없는 <슈돌>의 세계는, 그래서 현실의 아동과 그 보호자가 설 자리를 더욱 축소하는 데 기여한다. <슈돌>의 출연자들이 내는 소음은 볼륨을 줄이거나 채널을 돌림으로써 내 세계에서 치울 수 있다. 그러나 살아 있는 인간에게는 그럴 수 없고, 부모라 해도 언제나 아이를 완벽히 ‘컨트롤’할 수는 없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사계절)의 저자 김원영 변호사는 한국 사회에 팽배한 아동혐오에 대해 “아동의 귀여움은 혈연으로 연결된 가족에 머물지 않고 전국 단위의 ‘공적인 것’으로 소비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은 정반대로 ‘귀엽지 않은 아동’에 대한 거부와 배제로 이어지고 있다”(계간 <창비어린이> 2019년 봄호)고 지적한다. 여성혐오 이슈와 함께 온라인 매체의 조회수 올리기에 종종 이용되는 아동혐오 관련 기사의 뜨거운 댓글난은 <슈돌>의 꾸준한 인기와 현실의 간극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아이를 혐오하는 게 아니라 아이를 잘못 키운 부모를 탓하는 것일 뿐’이라는 주장에 숨어 퍼져나가는 아동혐오는 당연히 여성혐오와 직결되는데, 최근 네이버에서 6500개 넘는 댓글이 달린 ‘노 키즈 존’ 기사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 3개 역시 ‘맘충’ ‘엄마’ ‘빠순이’를 향한 것이었다. 지난해 11월, 동화작가 전이수군은 동생의 생일에 찾아간 레스토랑에서 출입을 거부당해 슬펐던 경험을 일기로 써서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어른들이 조용히 있고 싶고, 아이들이 없어야 편안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난 생각한다. 어른들이 편히 있고 싶어 하는 그 권리보다 아이들이 가게에 들어올 수 있는 권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 어린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는 거니까.” 그런데 최근 이 일기가 다시 언론을 통해 화제가 되자 포털 사이트에는 악플이 줄을 이었고, 몇몇 ‘어른’들은 열한 살 어린이의 인스타그램까지 찾아가 훈계조의 댓글을 달았다. 결국 한국 사회에서 ‘노 키즈 존’은 일부 공간의 문제를 넘어 어느 곳에서도 어린이의 다양하고 자연스러운 존재 자체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정서로 확장되고 있다. 당신이 가져야 할 어른스러움 사람이 자신보다 어린 사람에게 해야 할 적절한 태도를 보여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슈돌>에 등장한 한 여자 어린이다. 어린이를 위한 케이크 경연대회장에 간 축구선수 박주호의 세 살배기 아들 건후는 이 참가자의 케이크에 장식된 크림을 문지르고 만다. 그러나 이 어린이는 짜증 내거나 경계하는 대신 “건후야, 하고 싶어?”라고 침착하게 물은 뒤 재료로 쓰던 포도를 하나 건넨다. 그리고 아직 말이 서툰 건후가 옆에서 떠드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하던 일을 계속한다. 새로운 세상과 부딪히며 배워가는 존재에게 약간의 관용과 인내, 한때 울고 떼쓰고 싸고 토하는 아이였던 우리 어른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어른스러움’이다. 최지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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