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통일교육 요람으로…
등록 : 2002-03-13 00:00 수정 :
“우리나라 청소년들 통일문제를 너무 모릅니다. 너무 안목이 없습니다. 이는 무엇보다 교육학자들이 깊이 반성해야 합니다.”
조동래(72) 서서울정보산업고등학교 교장은 ‘통일교육의 전도사’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어느덧 고희를 넘긴 나이지만, 통일교육에 대한 열정만은 30대 열혈청년 못지않다. 그는 3월12일 국내 고등학교로는 처음으로 ‘통일정보교육관’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뜬다. 다른 고등학교들이 좀더 많은 학생들을 일류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해 기를 쓰면서 한쪽으로만 몰투자를 하는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조 교장은 이 교육관을 통해 21세기 정보화시대에 걸맞은 통일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열달 뒤 완공될 이 교육관은 다른 학교 학생들과 주민들의 통일교육 공간으로도 쓰일 예정이다.
조 교장은 “지금의 교육풍토는 문제가 너무 많아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 통일은 당위론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통일교육도 지극히 당연하면서 필수적인 코스인데도 제대로 실시하는 데가 별로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96년부터 통일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 학교는 해마다 ‘통일염원야영수련대회’를 연다. 이 대회에서 학생들은 통일염원 포스터 그리기, 특강, 북쪽 또래학생에게 편지쓰기를 비롯해 ‘북한 학생들과 사랑 나누기 모금’ 운동을 펴기도 한다. 25명의 교사가 참여하는 통일연구팀이 별도로 꾸려져 학과목과 연결된 통일교육 연구성과를 실제 수업에 활용해 다른 학교들로부터 호평도 받았다. 이런 노력에 힙입어 2000년에는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통일교육 시범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방학 때는 모든 교사들이 북한 연구주제를 하나씩 떠맡아 돌아가면서 발표하고, 학생들도 통일연구반을 꾸려 북한영화 감상 등의 활동을 펴나가고 있다.
조 교장은 “금강산도 손색없는 훌륭한 통일교육장”이라며 금강산 관광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통독 이전 서독은 가능한 한 많은 학생들을 동독으로 수학여행 보내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런 경험이 훗날 통독의 밑거름의 됐음은 말할 나위가 없지요. 10대 청소년은 미래 통일의 주역으로서 이들의 정서는 통일과정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들에게 통일 안목을 넓혀주는 것이야말로 불시에 닥칠 통일의 후유증을 최소화시키는 첩경이지요.”
임을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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