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창 배드파더스 누리집 활동가는 <한겨레21>에 “전 배우자의 양육비 미지급은 자녀들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다”라고 했다.
배드파더스는 2018년 9월19일 MBC 스포츠 플러스의 야구 해설위원 최희섭씨가 76번째로 신상이 공개되면서 크게 알려졌다. 당시 배드파더스 쪽은 “최씨는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월 100만원씩 매달 말 지급해야 했다. 하지만 법원의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최씨는 전 배우자에게 양육비를 지급해 누리집에서 지워졌다. 이 밖에도 배드파더스에 신상을 공개한 후 양육비를 지급한 건수는 현재까지 80여 건이다.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하자 양육비를 준 건수도 100여 건에 이른다. 40여 건은 협의 중이다. 구본창 배드파더스 활동가이자 양해모 대표는 <한겨레21>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배드파더스에 신상을 공개한 전 배우자들은 주로 악덕 양육비 미지급자예요. 자녀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라도록 당연히 줘야 할 양육비인데도 ‘전 배우자에게 거저 준다’고 잘못된 인식을 하는 탓이에요. ‘네가 알아서 키워라’는 무책임한 행동이죠. 배드파더스는 ‘배드마더’ 신상도 공개해요. 엄마든 아빠든 양육비를 안 주는 나쁜 부모니까.” 구 대표는 2016년 코피노(Kopino·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아버지의 신상을 공개하는 누리집을 만들기도 했다. 양육비 지급은 헌법상 아동 생존권 문제 양해모는 2월15일 ‘양육비 미지급은 아동의 기본권인 생존권을 침해하는 일이다’라며 첫 헌법 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법 소원에 참여한 피해 부모만 250여 명에 이른다. 이번 헌법 소원에는 양육비 미지급자 출국 금지, 운전면허 정지, 신상공개, 아동학대 처벌, 대지급제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정당한 이유 없이 악의적으로 양육비를 주지 않는 전 배우자들의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제재하는 조처다. 양육비이행관리원에서 집계한 양육비 이행률은 지난해 기준 32.3%다. 법원 판결문이나 합의서에 명시된 양육비를 주지 않더라도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후 양육비 청구 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양육비 지급 판결을 내려도 전 배우자가 버티면 별다른 방법이 없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5년 한부모 가족 실태조사’에서 미취학, 초등학생, 중학생 이상 자녀를 양육하는 한부모들은 ‘양육비, 교육비용 부담’을 자녀 양육과 관련된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구 대표는 “양육비 미지급 문제를 아이의 생존권 문제로 보지 않고 남녀 사이의 개인적 문제로 여겨요. 하지만 경력단절여성은 이혼 뒤 일을 시작해도 수입이나 보수가 적어요. 양육비를 달라고 전 배우자에게 연락했다가 폭언을 듣거나 폭행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와 두려움도 커요. 실제 지난해 9월 한 배드파더에게 찾아가 양육비를 달라고 하자 같이 갔던 우리까지 위협했어요. 혼자 갔다면 더 위험한 상황에 부닥쳤겠죠. 한 가족 수당 등도 중요해요. 하지만 우선 법원 판결문에 적힌 양육비부터 제대로 주도록 하는 게 지속가능한 대책이 아닐까요?” 양육비 안 주면서 명예훼손 고소하는 아빠들 배드파더들이 지난해 9월부터 현재까지 구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만 13건에 이른다. 한 배드파더는 자신의 신상을 공개한 전 배우자도 함께 고소했다. 구 대표는 말했다. “위험부담이 크고 압박이 심할 수밖에 없죠. 그래도 신상 공개는 계속할 겁니다. 방심위도 배드파더스의 공익성을 인정해줘 경찰 조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거로 기대해요.” 양해모는 2월28일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과 첫 간담회를 했다. 이어 3월4일에는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 헌법 소원에 담긴 주요 내용을 반영한 아동복지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구 대표는 말했다. “방심위 결정으로 그동안 전 배우자의 폭언과 폭력이 두려워 말도 못하고 신상을 공개하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할까봐 망설이던 피해 가정들도 용기를 낼 거예요. 이들이야말로 자식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키우려는 착한 엄마 아빠들입니다.” 글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독자 퍼스트 언론, <한겨레21> 정기구독으로 응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