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군인권센터,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018년 12월28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앞에서 대체복무제 정부안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겨레 박종식 기자
국제사회 역시 현역병보다 지나치게 긴 대체복무 기간을 금하고 있다. 2008년 유럽평의회 사회권위원회는 “대체복무 기간이 무장 군 복무의 1.5배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했다. 2017년 10월 유럽인권재판소는 대체복무 기간이 군 복무 기간의 1.5배가 넘는 아르메니아의 대체복무제가 징벌적이며 유럽인권협약 위반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세계 최장 복무 기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펴낸 <대체복무 제도의 모델에 관한 연구>를 보면, 징병제를 택한 25개국 중 대부분이 이 권고를 따를 뿐만 아니라 현역과 대체복무 기간을 같게 설정한 나라도 있다. 독일에선 과거 대체복무 기간이 현역복무 기간 9개월과 똑같다. 중국과 군사적 긴장 관계가 상존하는 대만에서도 현역 복무기간과 같은 4개월만 대체복무를 하도록 하고 있다. 대체복무 기간이 현역의 1.5배를 넘는 나라는 5개국뿐이다. 그중 그리스(15개월), 키르기스·조지아·몽골(이상 24개월)은 대체복무 기간이 한국보다 짧다. 대체복무 기간이 36개월인 나라는 한국·벨라루스·아르메니아 3개국뿐인데, 아르메니아는 현역이 24개월이라 대체복무 기간이 1.5배를 넘지 않는다. 정부안은 대체복무 장소를 교도소·구치소 등 교정시설로만 정했다. “군복무와 유사하게 영내에서 24시간 생활”하는 것이 유일하게 기재된 이유다. 임재성 변호사는 12월31일 <한겨레21>과 한 통화에서 “교정시설 등 기피 시설 합숙 복무 기간은 현역병의 1.5배, 소방시설 복무 기간은 2배 등으로 복무 장소와 기간을 다양화하는 방안이 있었는데 가장 보수적인 국방부 안으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임 변호사는 “주무 부처인 국방부는 헌재 결정 전 대체복무에 반대하는 입장이었고, 대체복무제가 국방 문제이면서 동시에 소수자 인권 문제라는 점에서 법무부나 국가인권위원회 등의 적절한 개입이나 통제가 필요했다”며 “법무부와 인권위가 실무추진단에서 제 목소리를 많이 내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한겨레21>과 한 통화에서 “복무 기간·형태 등과 관련해 이견이 크다보니, 대체복무제를 출범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며 “일단 시행한 뒤 비현실적인 부분을 조정할 수 있는 보완적인 장치(규정)를 많이 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방부 안을 보면,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승인을 거쳐 1년 범위에서 복무 기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기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 및 공익 관련 시설을 대체복무 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해 복무 분야를 다양화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두었다. 하지만 향후 조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영역일 뿐 실제 복무 기간과 형태 등이 다양해질 거라는 보장은 없다. 시민사회, 입법예고 기간 ‘국회 설득’ 총력전 전쟁없는세상 이용석 활동가는 <한겨레21>과 한 통화에서 “정부가 입법예고 기간을 2월7일까지로 길게 잡았기 때문에, 그 기간에 관련 단체별로 입장을 전달해 정부한테 요구하고 추후 국회 논의를 통해 합리적이고 인권 기준에 맞는 법안이 도입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규백 국방위원장과 민홍철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면담 등을 통해 ‘현역복무와의 형평성’과 ‘소수자 인권 보호’를 두루 충족하는 법안이 되도록 힘쓰겠다는 취지다. 신미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간사는 “국방부 안대로 법이 시행되면 또 국제권고가 나오고 헌법소원도 제기될 거라 사회적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며 “정부안은 2년이지만, 국회에 이미 더 짧게(1.5배) 발의된 법안들이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 최대한 잘 심사할 수 있도록 요구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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