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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가수 권익은 가수가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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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3-0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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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출신의 인기 팝가수 빌리 조엘(53·사진 오른쪽)이 최근 ‘투사’로 나섰다. 막강한 힘을 가진 음반업계로부터 가수들의 권익을 되찾으려는 운동의 선봉에 선 것이다.

그를 포함해 이글스의 돈 헨리, 셰릴 크로 등 ‘레코딩아티스트연합’(RAC) 소속 가수 100여명은 최근 가수들이 무명 시설 음반사와 체결한 장기 전속계약이 ‘노비계약서’라며 법률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마침 미국 민주당의 케빈 머레이 상원의원이 음반사가 가수를 7년 이상 장기계약으로 묶어둘 수 없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어서 이들의 움직임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레코딩아티스트연합은 2월2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법률 개정을 위한 자금을 모금하고 음악팬들의 지지를 확산시키기 위해 ‘가수권익을 위한 콘서트’를 열었다. 조엘은 이 자리에서 “25년 동안 내 피를 빨아먹은 사람들이 있었다”며 음반사를 맹렬히 비난했다. 또한 그는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자신이 가수들의 권익옹호에 나선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나도 사기를 당한 게 한두 차례가 아니다. 분명히 깨끗하지 못한 프로모터들이 있다. 이제 가수들이 ‘꿈의 세계’에서 깨어나서 현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한다. 가수도 하나의 직업이다. 직업으로 보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신을 속이는 짓이다.”

이에 대해 음반사들은 “불확실한 신인가수에게 음반사가 막대한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한 것을 고려하면 장기계약은 정당한 것”이라며 “빌리 조엘 등이 요구하는 법은 몇몇 슈퍼스타만 이롭게 할 뿐”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록밴드 ‘오프스프링’의 리드싱어인 덱스터 홀런드는 “이 법은 부유한 록스타에게는 도움이 안된다”며 “이 법은 정당한 대가를 받고자 일하고 있는 사람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조엘을 거들었다.

조엘은 음악 인생 30년 동안 그래미상을 5차례나 수상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음악산업과 자선활동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의 음반예술관련 재단인 뮤지케어스가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에 뽑히기도 했다.

지난해 창설된 레코딩아티스트연합은 가수들의 권익옹호 단체로, 에릭 클랩튼, 허비 행콕, 셸비 린, 본 조비, 딕시 칙스 등도 참여하고 있다. 이 단체는 계약조건 개선과 함께 음반업체들의 불투명한 회계·사업 관행의 개선을 요구하는 운동도 벌일 예정이다.


박종생 기자/ 한겨레 국제부 j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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