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김태형 기자
뒤늦은 인권위의 원장 해임 권고 국가인권위가 아동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문제 행동을 일으키면 정신병원에 입원시킨다는 사실을 들어본 적이 있거나 실제 입원한 아동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78%가 “그렇다”고 답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2012년 이후 이 시설에서 생활한 아동 중 5명이 정신병원에 입원했고, 아동의 동의 없이 원래 가정에 돌려보내거나 다른 시설로 옮기려 한 사실을 확인했다. 인권위는 △원장 해임 등 중징계 △아동과 시설 종사자 간 관계 회복 대책 실행을 권고했다. 자치단체장에게는 관내 아동 양육시설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라고 했다. “작년 6월 진정을 넣었을 때 국가인권위가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피해자가 더 나오지 않았을 텐데, 1년 넘게 흐른 뒤 이런 결정이 나와서 아이들이 겪은 고통이 너무 큽니다. 상처가 빨리 치유됐으면 좋겠어요.” 경기도의 한 사회복지시설. 사회복지사들은 목사 부부가 시설에 오면 “또 돈 걷으러 오는구나”라고 얘기한다. 일일 밥집 행사 티켓은 사원 25만원, 팀장 35만원씩 할당한다. 판매를 못하면 본인 돈으로 채워넣는다. 후원의 밤 행사 때마다 후원금을 내야 하고, 여름캠프에도 참가비 5만원을 낸다. 직원들은 월급 통장으로 목사 법인에 자동이체(CMS) 후원을 한다. 가장 적게 내는 직원이 3만원, 보통은 10만원씩 낸다. 종교 행사 참석 강요는 기본. 매주 교회에 가서 십일조를 내야 한다. 충청도의 또 다른 시설. “너만 일하냐? 입 찢어버리기 전에 그만해라. 너만 고집 있고 너만 일 다 하냐?” “한마디만 더 해봐, 죽여버릴 테니까.” “칼 어디 있어. 칼로 입 찢어버리겠다.” 원장 아들이 한 여직원에게 쏟아낸 말이었다. 분노에 휩싸인 아들은 주먹으로 자기 컴퓨터 화면을 때려 부쉈다. 생전에 겪지 못한 꼴을 당한 그는 불안장애, 수면장애, 식이장애, 불안, 공포, 급성 스트레스 진단을 받아 3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했다. 신앙의 힘과 봉사 정신으로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는 종교인도 많다. 그런데 많은 사회복지시설 노동자가 직장갑질119를 찾아 원장의 횡포와 갑질을 신고한다. 무소불위 권력이 있는 원장은 직원들에게 제사 음식을 만들게 하고 이삿짐을 나르게 했다. 직원을 종 부리듯 하는 원장이 학생이나 장애인에게 자상할 리 만무하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생활하는 요양시설. 돈 아낀다고 한겨울에 난방을 꺼서 노인들이 추워 벌벌 떨고, 폭염에도 에어컨을 틀지 못하게 한다. 감독기관은 언론에 터질 때만 호들갑을 떨 뿐, 지역 토호들의 놀이터가 되어버린 사회복지시설을 개혁할 생각이 없다. 지역 토호들 놀이터 된 시설 ①후원 강요 금지 ②종교 행사 강요 금지 ③연장근로수당 지급. 사회복지노조의 3대 요구다. 전국 사회복지시설의 공통 갑질이다.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는 원장에 맞서 노조를 만들었지만 노조 가입률이 1%밖에 되지 않는다. 사회복지사들이 뭉쳐야 원장의 횡포를 막아내고, 시설을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기관부터 갑질을 근절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 해결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1년에 한두 번, 불시 점검을 나가 직원과 수용자들에게 익명 설문조사를 하면 된다. 갑질과 학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도, 지방정부도 손을 놓고 있다. 이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인가? (직장갑질 제보 gabjil119@gmail.com) 박점규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위원·직장갑질119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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