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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프랑스 대선은 ‘섹시 경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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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2-27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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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조스팽(64) 프랑스 총리는 과연 대통령이 될 만큼 섹시한가?’ 오는 5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사회당의 조스팽 총리와 우파 공화국연합의 자크 시라크(69) 대통령이 여성표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인 <가디언>은 최근 “여성들이 프랑스 전체 유권자의 53%를 차지하고 있다”며 “후보자의 ‘섹스어필’이 이번 선거의 당락을 결정지을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현재 여성표 잡기에 더 안달이 난 쪽은 조스팽 총리다. 잡지 <엘르>가 2월 중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프랑스 여성 유권자 중 52%가 시라크 대통령을 지지하는 반면, 조스팽 총리에 대해서는 48%의 지지율을 보였다. 지난 5년 동안 여성표를 잡기 위해 적지 않은 공을 들여왔던 조스팽으로서는 실망스러운 결과다. 그는 역대 내각 중 가장 많은 수의 여성 장관을 임명한 것을 비롯해 지방선거 남녀 후보 동수제, 낙태 허용기간 연장 등 여성들의 인기를 얻을 만한 정책들을 실천해왔다.

일부 여성 전문가들은 “프랑스 여성들이 조스팽의 정치적 성향을 중시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 여성 전문가는 “조스팽은 카리스마가 없으며 너무 진지해 매력적이지 않다”고 평했다. 한마디로 섹시함이 없는 근엄한 학자풍이라는 것이다. 여성 케이블채널 방송의 책임자인 클레어 더브로우스키는 “시라크는 따뜻하고 정력적이며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반면 조스팽은 꼭 사람들을 야단칠 것 같은 인상이어서 밤에 그와 사랑을 나누는 것을 상상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스팽은 최근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안경테를 바꾼 데 이어 칙칙한 색깔의 양복을 밝은 줄무늬가 들어간 양복으로 바꿨다. 또 텔레비전 인터뷰에서는 다소 억지스럽지만 얼굴에 미소를 띠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월20일 공식 출마선언에서는 급기야 자신을 ‘욕망(desire)의 정치인’이라고 내세웠다. 며칠 전 시라크 대통령이 자신의 노쇠함을 방어하기 위해 ‘열정(passion)의 정치인’이라고 내세운 것에 맞대응하려는 시도다.

유럽의 선거판은 지난해 우파가 대거 득세한 가운데 과연 조스팽이 보수화 파고를 넘어서 프랑스에 좌파의 진지를 확고히 구축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가 조스팽의 섹시함에 달려 있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일까?

박종생 기자/ 한겨레 국제부 j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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