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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함께 부자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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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2-27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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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용호 기자)
어떤 사람이 하느님에게 빌었습니다.

“그저 한 가지 소원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골프 한두번 칠 정도의 형편이 되고, 가족 건강했으면 하는 소원입니다. 더도 덜도 바라지 않습니다. 평생 나쁜 짓 하지 않고 살아왔으니 이 소원만 들어주세요.”

하느님으로부터 바로 대답이 왔습니다.

“알았네. 대신 한 가지 조건이 있네.”

‘일주일에 한두번 골프 칠 정도의 여유’는 한국의 직장인들이 꿈꾸는 소박한 부자의 기준으로 여겨집니다. 한달에 몇 백만원가량의 자산소득. 원금으로 환산하면 10억∼20억원 정도의 목돈입니다.

물론 여유가 꼭 골프일 필요는 없습니다. 여행일 수도 있고 자기계발 또는 기부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겨레21>이 조사한 한국은행 직원들의 부에 대한 의식조사에서도 대략 비슷한 수치가 나왔습니다. “이 정도면 돈에 구애받지 않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평균치입니다.


우리 사회에 팽배한 부자 신드롬은 이러한 현실적 계산에다가 나도 할 수 있다, 나도 해야 한다는 욕구가 확산된 탓으로 풀이됩니다.

부자되라는 인사를 심심찮게 듣고, 이메일에도 ‘부자되세요’가 가장 세련된, 가장 뜻깊은 인사처럼 따라붙습니다. 점점 더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부업이나 다단계판매 얘기를 듣게 됩니다.

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너도나도 열심히 돈을 벌려는 것은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부자 신드롬의 이상열기는 분명 경계해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부자되기 열풍에 다른 가치가 왜소해지거나 희생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가까이 <한겨레21>의 사람이야기, ‘사람과 사회’란을 보더라도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활동들이 위축되거나 대를 잇지 못하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물질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 성공 스토리가 넘쳐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부의 재편에 가깝고,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평균적인 봉급쟁이가 월급의 25%를 평생 저축해도 지금 가치로 따지면 2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게다가 큰돈은커녕 직장도 구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실정입니다.

하느님조차 소원을 들어주는 대신 직업을 바꾸는 조건- 네가 하느님을 하고 내가 일주일에 한두번 골프치는- 을 내걸었다고 합니다.

결국 함께 부자되는 길은 '사회임금'이라 할 수 있는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 사회복지를 높여 모두 돈에 아등바등하는 현실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한겨레21> 독자 여러분은 부자되세요. 우리 독자 광고주들은 건강한 부자가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겨레21 편집장 정영무 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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