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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마약 치료를 소문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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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2-1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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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흑진주’로 불리는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31)이 최근 사생활 침해를 당했다며 영국 타블로이드판 신문인 <미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걸었다. 15살에 모델로 데뷔해 특유의 탄력있는 몸매로 세계 최고의 모델 반열에 오른 캠벨은 2월11일부터 영국 런던 고등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재판과정에서 스스로 “나는 마약에 중독돼 있었다”고 밝히는 등 파격적인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는데다 언론의 유명인사 사진 게재 한계와 관련돼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미러>는 올 1월 말 캠벨이 한 마약중독자 치료모임에서 나오는 모습을 ‘나오미: 나는 마약중독자’라는 선정적인 제목과 함께 1면 머릿기사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캠벨은 정기적인 치료상담을 받으면서 음주와 마약 중독을 극복하기 위한 용기있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1997년 이후 캠벨이 마약에 중독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동안 마약중독 사실을 부인해왔던 캠벨은 이 보도에 크게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캠벨은 2월11일 재판정에서 “신문기사를 보고 나는 화가 났으며 배신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97년부터 마약을 흡입했다”고 시인한 뒤 “나는 이것이 잘못된 일이며 나 자신을 파괴시킨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마약을 끊기로 결심했으며 그래서 치료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캠벨쪽 변호인은 이 신문이 캠벨이 치료모임에서 나오는 사진을 게재한 것은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고 주장했다. 캠벨의 변호인은 또 이 신문이 캠벨을 ‘초콜릿 군인’으로 표현한 것을 두고서도 인종차별적 보도태도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미러>쪽은 “우리가 이런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면 대중들은 마약문제에 관한 캠벨의 거짓말을 계속 믿었을 것”이라며 “사진과 함께 보도를 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었다”고 밝혔다. 캠벨이 이번 재판에서 이길 경우 언론이 유명인사의 사생활을 담은 사진을 보도하는 데 심각한 제한을 받게 된다. 재판결과는 3월 말께 나올 예정이다.

박종생 기자/ 한겨레 국제부j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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