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2월28일 군 사이버사령부 정치 개입 의혹 수사 축소를 지시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한겨레 백소아 기자
청와대 올라간 보고서 최소 수백 건 사이버사는 2013년 2월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 뒤엔 블랙리스트를 정권 맞춤형으로 확대·세분화했다. 국방부 티에프의 지난 발표에 따르면, 사이버사는 게시글의 성격에 따라 블랙펜·레드펜 아이디를 B1(북한을 찬양하는 아이디), B2(대통령과 국가 정책을 비난하는 아이디, B3(군을 비난하는 아이디)로 분류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 출범을 앞둔 2013년에 접어들며, B2의 범주에 △독재 △유신 △친일 △대선 개표 결과 부정을 포함했다. 2013년 초 국정원 댓글 사건 등으로 박근혜 정권의 정당성이 위협받고,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독재 행적이 부각되며 국정 운영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적극 대응하려는 포석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군 사이버사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5월 시작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와 유사한 상황에 대응해 (레드펜 작전을) 준비했다”는 사이버사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군과 경찰의 공조도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한겨레21>의 이번 취재로 경찰이 2012년 사이버사에서 악성 계정 634개를 통보받아 2012년 한 해에만 수사 11건, 내사 16건을 진행한 것이 확인됐다. 경찰은 지금까지 “자료를 받았을 뿐 구체적인 업무 공조를 한 사실이 파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국방부는 경찰이 받았다는 ‘자료’는 블랙리스트를 포함해 민간인을 대상으로 온라인상의 불법 정치 개입을 주도하는 블랙펜(레드펜) 작전과 관련된 내용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이버사는 또 2012년 식별된 계정을 경찰에 제공하면서 자료가 ‘임의 누락’되는 사례가 적발되자 ‘수시결재’를 ‘일일결재’로 바꿔 정례화했다. 국방부 티에프는 사이버사가 2013년 경찰청 등을 포함한 유관기관 협조 체계 강화를 위해 정기적인 유관기관 협조회의를 열었던 사실을 파악하고 조사 중이다. 은밀하게 이뤄진 군·경 공조가 잇따라 드러나지만, 경찰은 지금까지 업무협조 관련 문건이 경찰청 서버에 남아 있지 않고 문서접수대장에도 없었다며 블랙펜(레드펜) 조사에 손을 놓고 있다. 국방부 티에프 수사 상황을 잘 아는 사정기관 관계자는 “공조 업무 형태나 내용은 2010~2013년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 걸친 경찰청 사이버보안수사대 관계자들 조사만으로도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태의 진상을 파악하려는 경찰의 수사 의지가 없음을 꼬집는 말이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국방부는 실추된 명예를 되찾기 위해 과거 사이버사·기무사 등 댓글 사건 진상 조사에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수사 중이라거나 압수수색을 이유로 자료 공개에 미온적이거나, 의도든 실수든 축소 결과를 발표한 것은 실망스럽다. 국방 개혁의 시작은 신뢰라는 점을 명심하고 과거 잘못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희 “댓글 사건 결과 축소 말아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은 2013년 국방부가 사이버사 정치 개입 의혹을 수사할 때, 축소·은폐를 지시한 혐의로 2월28일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또 사이버사 수사 축소 의혹과 관련해 2013년 당시 청와대에 근무했던 이중희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에서 백낙종 당시 국방부 조사본부장(구속)을 만나 법률 협의를 한 사실을 인정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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