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누리꾼 블랙리스트 명단을 추려 댓글 공격 등을 한 ‘레드펜’ 작전을 펼친 군 사이버사령부와 공조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한겨레 김경호 선임기자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 의심 문제는 군 조사 결과 사이버사에서 ‘레드펜’ 명단을 전달받은 것으로 나오는 경찰청이 이같은 심각한 불법행위에 공조했는지다. 국정원과 사이버사는 대선 여론 조작 등의 이유로 2013년부터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의 수사 방해, 군의 증거 인멸 등으로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5월 새 정부가 들어선 뒤로 강도 높은 수사가 재개됐다. 그러나 경찰청은 ‘적폐 청산’ 수사의 무풍지대였다. 하지만 경찰청이 노골적인 정치 개입을 해온 사이버사와 공조해온 정황이 드러난 만큼 관련 조사는 불가피해 보인다. 국방부 티에프 역시 2월14일 “(레드펜 명단을) 통보받은 경찰청과 기무부대가 어떠한 조처를 했는지 민간 검찰과 공조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발등엔 불이 떨어졌다. 사이버사와 공조한 것으로 의심받는 경찰청의 보안국은 이미 자체 진상 파악에 들어갔다. 경찰청은 사이버사에서 받은 아이디를 제출해달라는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요청에 “당시 근무했던 직원과 사이버사가 주고받은 공문들을 확인했으나, 현재까지 아이디 분석 현황 수신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국방부 티에프와 협조해 어떤 자료들이 오갔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무 차원에서 사이버사와 아이디를 주고받는 등 공조 작업을 벌인 것으로 의심되는 부서는 경찰청 보안국 내 보안사이버수사대다. 보안사이버수사대는 사이버사가 만들어지기 일주일 전인 2009년 12월 설립됐다. 사실상 같은 시기에 설립된 셈이다. 2016년부터 보안사이버수사대는 경찰청 보안국 보안4과로 정식 편제됐다. 보안사이버수사대 관계자들은 <한겨레21>과 통화에서 사이버사와 일부 자료를 공유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아이디를 전달받아 온라인 사찰을 하거나 여론 조작을 시도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대로 아직 경찰청과 사이버사가 레드펜 작전과 관련해 주고받은 공식 공문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경찰청 보안국에서 진행 중인 자체 진상 파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 이뤄질 가능성 국방부 티에프가 검찰과 공조하겠다고 밝힌 만큼 경찰의 자체 진상 파악과 별도로 검찰 수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 실제로 경찰이 군과 공조해 온라인 여론 조작에 나섰거나 레드펜 명단을 바탕으로 부당한 수사와 내사를 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국정원, 군 사이버사에 이은 제3의 ‘여론 조작 기관’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된다. 적폐 청산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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