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KBS는 협찬금(공급가)을 234만2892원으로 축소 신고했고, 그에 따른 세금 23만4289원도 대행사에 대납시켰다. A는 “이런 세금 대납은 ‘전파료’라는 관행으로 이뤄졌다. 모든 협찬 대행사들이 상품권은 현물로 납품하고 세금은 현금으로 또 입금했다”고 말했다. A가 운영한 업체는 KBS 예능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8개의 상품권 협찬 대행사 가운데 하나다. 그는 “최소 2003년 이후 KBS의 전체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협찬 금액 축소와 세금 대납 관행이 이뤄져왔다. 프로그램에 따라 상품권 입금액과 축소한 과표액이 같진 않았지만, 입금한 상품권 금액과 발행된 세금계산서에 나오는 금액은 모두 달랐다. 등록된 모든 대행사가 KBS가 금액을 축소해 고지하면 KBS가 내야 할 세금을 대신 내주는 방식으로 일해왔고, 이는 예능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아침마당>처럼 상품권 협찬을 받는 교양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대행사 위법 부추긴 공영방송 그의 증언대로 협찬금액 축소 신고와 세금 대납 관행이 KBS 전사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KBS 한 방송사만 해도 상품권 협찬을 받는 예능·교양 프로그램은 평균 30여 개를 웃돈다. 방송시간 10분당 한 개의 패널 광고가 협찬되기 때문에 60분짜리 프로그램이라면 6개까지 패널 협찬이 가능하다. KBS의 경우 편성시간에 따라 한 프로그램당 3~9개의 패널 광고가 프로그램 종료와 함께 고지된다. A가 운영한 협찬 대행사에선 KBS의 패널 협찬 한 개를 수주하는 것을 “(KBS와) 1‘구좌’를 텄다”고 표현한다. A는 “KBS에 월 단위로 200구좌가 있다면 KBS에 입고되는 상품권 금액은 1억4천만원에 이르고, 세금은 1400만원이다. 하지만 KBS는 1억4천만원을 다 신고하지 않고, 세금은 대납시켜 이중으로 이득을 봐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KBS가 연간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부당 이득을 보았을 것으로 예측했다. A는 “방송사가 실제 협찬액과 신고액 사이의 차액을 전용하며 종종 ‘상품권 300만원을 직접 들고 오라’고 연락을 한다. 그럼 KBS 별관 앞에서 만나 PD에게 금액을 직접 주곤 했다. 방송사가 이 차액을 어떻게 사용됐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KBS 예능CP나 편성운영부장이 답해야 할 문제다”라고 말했다. 기업에서 세무 업무를 오래 담당한 부장급 관계자는 KBS의 상품권 협찬 회계 처리 내역에 대해 “과거 건설 하도급 업체들이 ‘상납금’을 줄 때 이런 회계 처리를 했지만 지금은 많이 사라진 관행”이라며 “갑에 의존해 사업을 할 수밖에 없는 을의 입장에서 접대비를 건네는 전형적인 방식”이라고 말했다. A씨의 자료를 검토한 세무사도 “세금을 축소 신고했으니 KBS 장부상에는 아마 문제가 없겠지만, A의 경우 세무 처리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A씨는 세무법상 매월 차액분을 무증빙 상여 처리할 수밖에 없었을 텐데, 이는 KBS가 대행사에 법인세법을 어기라고 종용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BS 관계자는 “오래전 일이라 당장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새로운 사장이 들어오면 그동안의 문제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뒤따를 것”이라고 답했다. A는 이번 공익제보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상품권 협찬 업무를 오래 해온 입장에서 상품권이 애초 용도와 달리 스태프들의 임금 등으로 사용돼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사실을 오랫동안 방관해온 것이) 양심에 걸려 문제를 밝히기로 했다”고 말했다. 방송사 갑질 또다른 피해자 A는 <한겨레21>의 ‘상품권 페이’ 보도 이후 SBS가 1월18일 ‘예능 프로그램에서 일체의 상품권 협찬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는 방송사들이 일으켜놓고 사회적 논란이 되니 치워버리자는 식이다.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채 방송사의 지시대로 했을 뿐인 대행사들의 밥줄을 또 일방적으로 끊겠다는 갑질 선언”이라고 말했다. A는 “상품권 협찬을 안 받더라도 방송사는 어차피 PPL이나 중간광고 영업으로 벌충을 할 것이니, 전혀 잃을게 없다. 피해는 고스란히 방송사의 나쁜 관행에서 어쩔 수 없이 먹고 살았던 이들에게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KBS, 상품권 협찬 축소 신고하고,
세금 대납시켰다’ 관련 반론보도
세금 대납시켰다’ 관련 반론보도
<한겨레21>은 2018년 2월5일치 ‘KBS, 상품권 협찬 축소 신고하고, 세금 대납시켰다’ 제목의 기사에서 KBS가 상품권 협찬금액을 30% 축소 신고하고, 대행사에게 부가세를 대리납부하도록 했으며, PD에게 상품권을 개별적으로 전달했다는 관계자의 증언을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6개 대행사는 “PD에게 상품권을 전달해 전용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며, 협찬금액을 축소 신구한 게 아니라 비용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이 KBS에 전달되는 것이고 부가세는 협찬사가 부담하는 것이지 KBS가 부담하는 금액이 아니라 대행사가 대리납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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