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제욱 전 사이버사령관은 이명박 정부 말기, 박근혜 정부 초기 승승장구했다. 시작은 UAE TF였다. 한겨레 강창광 기자
대령이 장군 진급에 세 번 실패하면 대개 군생활을 마무리하는 보직으로 가게 된다. 그 때문에 군 내부에서는 3차 심사 탈락자가 별을 단다는 것은 바늘구멍으로 낙타가 통과하기만큼이나 어렵다는 말이 돌 정도다. 그 무렵 상황을 잘 아는 다른 군 관계자는 “연 대령은 육군에서 한직으로 발령이 난 상태였다. 그 보직으로 장군이 될 것이라고는 본인을 포함해 어느 누구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영전 또 영전, 이례적 발탁 TF 책임자로 한국과 UAE 사이 비공개 군사협정 관련 실무를 도맡은 연 대령은 2011년 11월 장군 진급과 동시에 사이버사령부 사령관으로 전격 발탁됐다. 당시 국방부에서는 정책 주특기를 가진 연 대령이 뒤늦게 별을 달고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사이버사령관이 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그가 사이버사령관에 임명된 이유는 현재까지도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다만 2017년 9월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CBS <노컷뉴스>에 밝힌 내용을 보면 실마리가 잡힌다. 2010년 1월 창설된 사이버사령부의 초대 사령관이던 고아무개 준장은 이명박 정권 후반기 국정원이 ‘사이버안보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사이버사를 국정원 아래에 두고 지휘·통제를 하려는 데 반발했다. 고 사령관은 사이버사는 국방부 내 군사조직이므로 국가정보원이 지휘할 경우 중립성 위반 시비가 날 수 있다는 논리를 들어 기무사와 국정원 요원들에게 출입금지 조처를 내렸다. 고 사령관의 방침에 청와대는 상당히 골머리를 앓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연제욱 신임 사령관의 부임과 함께 사이버사의 반발은 곧바로 진압됐다. 이후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사이버사는 불법 선거 개입 채비에 들어갔다. 친정부 성향 지원자를 선발하기 위해 신원조사를 강화하는 등 댓글 공작에 투입할 군무원을 대폭 증원하면서 본격적인 정치 개입이 시작됐다. 고 사령관 시절 막혔던 국정원과 교류도 활발해졌다. 국정원이 사이버사에 지원한 특수활동비는 2011년 30억원에서 사령관이 교체된 2012년엔 42억원, 2013년엔 55억원으로 늘어났다. 사이버사 요원에 대한 국정원 교육이 본격화되고, 국정원의 조정관이 (사이버사 산하) 530단장에게 직접 (심리전)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때다. 연 대령의 이례적인 발탁은 계속됐다. 사이버사령관이 된 지 1년 만인 2012년 11월, 국방부 정책기획관으로 임명된 것이다. 사이버사령관과 같은 임기제(임기를 마치면 자동 퇴임) 보직(준장)을 맡으며 진급한 장성이 다시 소장으로 진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게다가 정책기획관은 국방부의 핵심 요직이다. 연 대령이 사이버사령관에 이어 정책기획관으로 부임하며 국방부 정보본부, 정보화기획관실 등 다층적 통제를 받던 사이버사령부의 지휘권한이 정책기획관실로 일원화된다. 연 대령은 그로부터 4개월 뒤 박근혜 전 대통령 인수위원회를 거쳐 청와대 국방비서관으로 재차 영전한다. 그는 2013년 10월 군 사이버사령부의 불법 댓글 조작 사건이 불거진 뒤에도 이듬해 5월까지 자리를 굳건히 지키면서 정권의 두터운 신뢰를 입증했다. 연 대령이 실무를 담당했던 한-UAE 간 군사협정 내용의 주요 골격은 이미 드러났다. 김태영 전 국방장관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UAE는 돈이 많고 땅도 넓지만 인구가 600만 명 정도밖에 안 돼 안보에 늘 불안감이 있다. 그래서 외국군대를 자국에 주둔시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이곳에 파견된 한국군 아크부대는 UAE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주둔군이라는 뜻이 된다. MB로 불똥 튈지 주목 남은 관심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까지 불똥이 튈지다. 김 전 장관은 “(협정 내용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대통령은 그런 세세한 부처의 사항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에도 자동 개입 조항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모를 리 없다”고 맞서고 있다. 김 전 장관의 후임인 김관진 전 장관 또한 UAE로부터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급 훈장을 받는 등 협정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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