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015년 광주 여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 의사를 밝혔지만, 서울에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북한인권사무소가 개설되자 결국 불참을 선언했다. 김봉규 기자
남북관계 개선 기대에 찬물 하지만 이 비서실장의 지시가 이튿날 통일부의 입장으로 정리돼 발표되면서 분위기는 차갑게 가라앉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3월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단일팀 구성을 검토하지 않는다. 정부는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지만 단일팀 구성에 대해서는 남북관계 및 국민 정서와의 조화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이 발표에 대해선 대회 조직위, 광주시, 광주시의회 등이 원했던 남북 단일팀 제안 의사가 북한에 전달되기도 전에 통일부가 성급하게 나선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물론 최룡해·황병서 등 북한 최고위 인사가 인천을 방문한 직후인 10월10일 북한은 경기도 연천 지역에서 남쪽 민간단체가 날린 대북 전단 풍선에 총탄을 발사하는 등 여러 돌발 상황이 이어지긴 했다. 그러나 남북은 고조된 정치·군사적 긴장을 스포츠 등 민간 교류로 풀어온 경험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광주에서 열리는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 의사를 밝힌 것은 북한도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의사가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해야 마땅했다. 남북관계를 대화 국면으로 이끌 절호의 기회가 만들어진 셈이었다. 실제 북한이 참가 의사를 밝힌 당일만 해도 단일팀 추진 의사를 밝힌 조직위만 아니라, 통일부·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가 이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최소한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통일부의 태도가 하루 만에 돌변한 이유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 배경에 청와대가 있었던 사실이 이제야 공개된 셈이다. 결국 북한은 여러 우여곡절 끝에 대화에 불참했다. 유엔이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북한인권사무소를 서울에 개설하는 돌발변수가 나온 것이다. 북한은 대회 직전인 6월19일 국제대학스포츠연맹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우리의 반복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남쪽 정부는 군사적 대립을 계속했고 서울에 북한인권사무소 설치를 발표했으며, 인권 문제를 들먹이며 남북관계를 극한으로 밀고 나갔다”고 불참 의사를 통보해왔다. 통일부는 북한의 불참 통보가 전해진 당일 “인권은 인류 보편적 가치 차원의 문제로 이번 유엔 인권사무소와 같은 유엔 국제기구를 우리나라에 설치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북한이 불참하면서 조 추첨을 마친 여자축구·핸드볼 등 단체경기의 대진표를 다시 짜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평창에선 단일팀 볼 수 있을까 이제 평창겨울올림픽이다. 개막식 당일까지 채 40일도 남지 않았다. 이번에도 북한 대표팀 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때와 다른 점은, 북한의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나섰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2월19일 한국체육기자연맹 소속 37개 언론사 체육부장들과의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평창겨울올림픽 참가를 위해 우리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고, 양 위원회는 북한 참가를 지속적으로 권유하고 있다. 88 서울올림픽이 냉전 구도 종식과 동서 진영의 화합에 큰 기여를 했다면 이번 올림픽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겨울올림픽이 한반도와 동아시아 정세의 긴장을 완화하는 ‘평화올림픽’이 되길 바란 것이다. 문 대통령의 남북 체육 교류 의지는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때도 확인된 바 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이던 문 대통령은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그해 3월 광주 유니버시아드 홍보탑 제막식에 참석한 뒤 기자브리핑에서 “북한 응원단이 내려오고 이번 대회가 한민족 축제로 치러지면 가장 성공적인 대회가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 단일팀이 성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하어영 기자haha@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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