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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인권소녀’ 대학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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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2-0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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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정용 기자)

“10대도 섹스할 권리가 있다!” 2000년 12월 <한겨레21>(337호) 지면에서 솔직하고 발칙하게 청소년의 피임권, 성적 자기결정권을 주장했던 소녀를 기억하는지. 모두 4명의 청소년이 침튀기며 벌인 ‘10대의 성’ 논쟁은 인터넷을 발칵 뒤집어놓고 출연자들을 일약 스타로 만들었다. 당시 유일하게 자퇴생 신분이었던 장여진(17)양은 그뒤로도 ‘학생인권과 교육개혁을 위한 전국 중·고등학생연합’ 사무실의 상근 역할을 하며 두발제한 철폐, 학교체벌 반대, 학교운영위 학생참여, 교과서 개혁, 청소년의 일할 권리 등 청소년 운동을 활발하게 벌여왔다. 지난해 참교육 영상집단에서 그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이름 앞에 별명도 붙었다. 다큐멘터리 제목은 <인권소녀 장여진>(www.wenzy.com 에서 볼 수 있음).

인권소녀가 올해에는 대학생이 된다. 성공회대에서 두 번째로 실시한 시민사회단체 대표 추천 특별전형(3명)에서 인권운동사랑방의 추천으로 사회과학부에 합격했다. “바이올린 하는 애들이 바이올린 열심히 해서 음대 가듯이, 제 경우도 낯선 분야이긴 하지만 개척돼야 할 부분이라고 믿고 있어요. 중·고등학생 운동을 해서 대학을 가게 된 것은 처음이니 개척자로서 책임감이 큽니다. 다만 제 경우가 와전돼서 대학에 가려고 중·고등학생 운동을 하는 식의 왜곡된 붐이 조장될까 조금 걱정되기도 해요.”

입학까지 한달여 남은 시간 동안 여진양은 미리 수업 준비를 하겠다고 벼른다. ‘범생이’였던 언니(18)도 이번에 세종대 사회과학부에 합격해 두 사람의 등록금을 합하면 600만원. “부모님 허리가 휘어질 만한 금액이죠. 공부 열심히 해서 장학금 탈 작정이에요. ‘고등학교 때에는 놀고 대학 가서 하고 싶은 공부 열심히 하자!’ 이게 제 신조이기도 했고요.” 여진양은 이와 함께 “노동운동, 여성운동, 환경운동 등 청소년단체 운동가로서는 겪어보지 못한 다양한 사회운동을 접해보고 싶다”고 대학생활의 포부를 야무지게 밝힌다.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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