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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이런 기업가 어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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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2-0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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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31일부터 6일 동안 브라질 남부 항구도시 포르투알레그레에서 열린 제2회 세계사회포럼이 전 지구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계 정치경제지도자들의 모임인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대항해서 열리는 이 포럼은 세계의 시민사회단체 대표, 환경운동가, 노조활동가 등이 일회성의 시위에 그치지 않고 자유토론을 통해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고 각국 비정부기구들의 연대를 확인하려는 모임이다. 이제 갓 2회째인 이 포럼이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90년대 이후 지구촌에 거세게 몰아닥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부작용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리라.

이 포럼을 개최하자는 아이디어는 브라질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나왔다. 브라질의 기업가이자 시민운동가인 오덴 그라제우(56)가 99년 2월에 “21세기 벽두에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반대한다는 상징적인 차원에서 다보스포럼과 같은 시기에 대회를 열자”고 브라질 비정부기구들에 제안한 것이 발단이 됐다. 여기에 프랑스 진보잡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편집인이자 아탁(시민지원을 위한 금융거래세 추진협회) 회장인 베르나르 카센이 가세했다. 카센은 브라질 노동자당이 집권해 주요 정책에 주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등 새로운 참여민주주의의 실험을 해온 포르투알레그레가 인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이곳을 개최지로 제안해 받아들여졌다.

그라제우는 반세계화 운동의 선봉장으로서는 경력이 이채롭다.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그는 72년 게임 및 장난감 제조회사를 차려 93년까지 경영해왔다. 그는 경영을 하면서도 민주주의와 사회정의를 위한 기업가 모임인 ‘PNBE’ 창설을 주도했고, 90년에는 아동노동 근절 등 아동인권을 위한 단체인 ‘ABRINQ’를 만들었다. ‘ABRINQ’에는 2천개 이상의 회사가 가입해 100만명의 아동들의 인권신장에 기여했다. 또 98년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에토스협회’라는 단체를 창설해 270개 이상의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가입시켰다.

이번 포럼에서 조직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1일 포럼의 한 행사에서 “전세계적으로 하루에 5살 미만 어린이 3만명이 피할 수 있는 원인으로 죽어간다”며 “매일 7개의 세계무역센터가 붕괴되는 것과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으나 누구도 이를 주요 문제로 제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문제들이 주요하게 다뤄질 때 세계는 살 만한 곳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종생 기자/ 한겨레 국제부 j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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