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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2-04 14:16 수정 : 2017-12-04 14:20
막말 자제령이 입길에 올랐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월30일
막말 자제령을 내렸다는 언론 보도에 홍 대표 쪽이 “그런 의견을 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홍 대표로서는 막말 자제령을 내렸는지와 무관하게 ‘의문의 1패’를 당한 상황이 됐다. 홍 대표는 불과 사흘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사당화 7년 동안 아무런 말도 못하더니 홍준표 5개월을 사당화 운운하는 사람들을 보니 참으로 가관”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를 보면 한국 정치계의 최고수급 ‘막말러’는 홍 대표 자신이다. 그러나 홍 대표는 자신의 언술이 막말이라는 점을 부인해왔다. 예를 들면 “(낙동강에 빠져 죽자 등) 죽자 시리즈를 보면 막말로 품격이 없다”는 지적에 “그럼 이순신 장군의 생즉사 사즉생도 막말이냐”거나 “가장 전달하기 쉬운 서민들의 평균적 시중의 말로 이야기하는 것을 막말로 매도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가 거친 입이라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못된 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 극우정당 ‘영국우선’의 부대표 제이다 프랜슨이 올린 반무슬림 동영상 세 개를 자신의 트위터에 리트윗하면서 사달이 났다. 프랜슨은 영국에서 종교 증오 범죄로 기소된 바 있는 인물이다. 그의 ‘명성’에 걸맞게 이번 동영상도 무슬림 증오를 부추기는 내용이다. 동영상 제목만 봐도 ‘무슬림 이민자가 목발을 짚은 네덜란드 소년을 때린다!’ ‘무슬림이 성모마리아상을 부순다!’ ‘이슬람 군중이 10대 소년을 지붕에서 밀어 떨어뜨린 뒤 죽을 때까지 때린다!’ 등이다. 변명이 궁색해진 세라 허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진짜 영상이든 아니든, 그(무슬림의) 위협은 진짜”라며 트럼프를 두둔했다. 그런데 잠깐! 진짜든, 아니든?
“이게 나라다!” 화산 분화로 인도네시아 발리섬에 고립됐던 여행객 266명이
외교부에서 투입한 전세기를 타고 12월1일 아침 7시2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이 제공한 버스를 타고 이동해 수라바야까지 대피한 뒤 한국으로 들어왔다. 전날 밤에는 179명이 전세기를 타고 귀국했다. 정부는 아직 현지에 남은 544명을 위한 전세기를 추가 편성해 귀국을 도울 예정이다. 정부가 전세기를 이용해 국민을 수송한 것은 2014년 8월 리비아 내전 때와 2015년 4월 네팔 대지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화수분 같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에 검찰이 칼을 빼들었다.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200만달러(약 21억7400만원)를 자신이 한때 몸담은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한 부설연구소로 보낸 것과, 서울 도곡동에 거주할 목적으로 약 10억원을 들여 안가 인테리어 등을 한 정황을 잡고 안가가 있었던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을 11월29일 압수수색했다. 수사는 여기서 그칠 것 같지 않다. 원 전 원장의 국정원 자금 유용 의혹은 한둘이 아니다. 원 전 원장 시절 퇴임 뒤 스탠퍼드대학 쪽에 머물 계획으로 해당 지역에 국정원 해외 안가를 새로 만들었다거나, 전직 원장의 예우 조항을 대폭 강화하는 방식으로 내부 규정을 바꿨다는 의혹이 공개된 바 있다.
노종면
‘돌아온’ 노종면이 만드는 YTN은 어떤 모습일까. 이명박 정부 때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으로 해고된 뒤 9년 만인 지난 8월 복직한 노종면 기자가 YTN 차기 보도국장으로 내정됐다. 노 기자는 보도국 구성원 과반수 찬성표를 얻으면 보도국장에 임명된다.
심재철
심재철 국회부의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내란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해 구설에 올랐다. 그가 지목한 내란죄 형사고발 대상에는 임종석 비서실장, 서훈 국정원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도 포함됐다. 심 부의장의 너무 나아간 발언에 2013년 국회 본의장에서 스마트폰으로 누드사진을 보는 모습이 포착된 그의 사진이 새삼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경북 포항 지진은 지진 기록 사상 가장 많이 땅이 이동한 지진으로 기록될 것 같다. 연세대, 세종대, 서울시립대, 부산대, 강원대 등 국내 5개 대학 지진 연구그룹이 고성능 영상 레이더로 관측한 자료를 보면, 지진 발생 전후로 포항의 지표면은 최고 6cm 움직였다. 특히 진앙에서 가까운 포항 흥해읍은 수평 4cm 이상 움직이고, 수직으로도 4cm 이상 솟아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지진은 계속되고 있다. 12월1일 아침 8시3분께 포항 북구 북쪽에서 규모 2.4의 여진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여진이 얼마나 갈지 확언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경주 지진이 1년여간 이어진 점을 고려하면 여진이 올해를 넘기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미사일” “노발대발” “임하룡 잘해!” “너나잘해”…. 눈 밝은 독자라면 대강 짐작은 했겠지요. 이런저런 모임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건배사’입니다. 낙엽이 지고 책상 앞 달력도 달랑 한 장 남은 12월입니다. 말주변 없는 사람은 이맘때가 가장 두렵다고 하지요. 어떤 이는 ‘후래자 삼배’(약속 시간보다 늦게 온 이에게 3잔을 연거푸 마시게 하는 술자리의 악습)를 각오하고라도 보통 술자리 초입에 이어지는 건배사 순간만큼은 피하고 싶어 일부러 느지막이 나타나기도 한답니다. 이쯤이면 ‘건배사 스트레스’라고 할 만합니다. 실제 한 취업포털에서 직장인 1천 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건배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한 사람이 51%에 이를 정도입니다.
올 연말엔 북한이 잊힐 만하면 한 방씩 쏘아올린 미사일 탓인지 “미사일”(미래를 위해, 사랑을 위해, 일을 위해)이 가장 ‘핫’한 건배사라고 하더군요. “노발대발”(노동자가 발전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 “임하룡 잘해!”(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룡) 국가안보실장 잘해) 등 정권교체기 ‘코드 건배사’도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여기에 “너나잘해”(너와 나의 잘나가는 새해를 위해), “변사또”(변함없는 사랑으로 또 만나자) 등 세대, 좌우 불문 스테디셀러형 건배사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굳이 건배사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자면 압축성장 시대 상명하복 문화의 그늘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작가 박완서 선생은 생전에 소설 쓰기보다 더 어려운 게 수상 소감 말하는 거라고 했다지요. 연말 쓸데없는 감정노동으로 우리 사회가 언제까지 괜한 헛심을 써야 하는 걸까요.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