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남부 서머싯주에서 건설되는 힝클리포인트 핵발전소 전경. REUTERS
이 같은 보조금 논쟁을 하지 않더라도 최근 (영국 에너지 산업엔) 굉장히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 풍력에너지 가격이 핵에너지 가격보다 낮아진 것이다. 최근 경매에서 미래의 풍력발전 프로젝트 소유자가 힝클리포인트의 전기보다 훨씬 싼 1MWh당 57.5파운드의 가격으로 전기를 파는 것을 제안했다. 오염 효과 등 외부 요인을 고려할 때 풍력발전은 영국의 전기에너지 가운데 가장 싼 에너지원이다. 이번에 풍력발전 프로젝트 소유자가 제안한 가격은 5년 전 풍력발전으로 생산된 전기 가격의 절반도 안 된다. 다른 재생에너지 역시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태양에너지를 예로 들면, 5년 전 태양력 전기 1MWh의 가격이 150~200파운드 선이었다면 지금은 50~56파운드다. 농담처럼 들렸던 ‘영국 태양 에너지’라는 아이디어가 지금 현실이 됐고, 장차 힝클리포인트의 핵에너지보다 저렴해질 것이다. 풍력 전기보다 비싼 원자력 전기 시대적 조류가 바뀌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더 이상 비싸지만 기분 좋은 대안에너지가 아니다. 오히려 현재, 그리고 미래 전기 생산의 상당 부분을 책임질 주요 에너지원이다. 언젠가는 재생에너지가 우리가 쓰는 전기의 100%를 담당할 수도 있다. 재생에너지는 최근 <텔레그래프> <파이낸셜타임스>, 그리고 내가 전에 일한 매체인 <이코노미스트> 같은 주류 매체에서 긍정적으로 다뤄진다. 이 매체들은 풍력에너지가 더 저렴한 시대라는 점을 고려할 때 힝클리포인트 핵발전은 ‘포인트를 잃은 것’으로 평가해왔다. 기술이 주류가 되어 점점 더 많은 자금을 유치하면 비용도 함께 감소한다. 힝클리포인트 프로젝트는 2025년까지 가동되지 않을 것이다. 계획이 미뤄지고 있음에 따라 현실적인 가동 시기는 2027년께가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무르익은 기술’인 원자력에너지는 지금보다 더 효율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반면 한창 성장하는 재생에너지는 엄청나게 발전한 ‘10년 뒤’를 맞이할 것이다. 재생에너지는 꽤나 노동집약적인 분야다. 재생에너지 투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고용을 창출한다. 올해 초 미국에선 태양에너지 영역에서 37만4천 명이 일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수치다. 에너지 산업 전체로 따지면 고용의 43%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반면 석탄·가스·석유 기반의 에너지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18만7천 명에 불과하다. 미국에너지부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영역에서 올해에만 19만8천 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컨설팅회사 PwC는 독일이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40% 감축하기 위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절약 부문에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43만 명이 새 일자리를 얻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정책에 1250억유로(약 168조4600원)가 소요된다.” 한 보수 매체가 뽑은 헤드라인이다. 그러나 PwC는 이 투자가 2740억유로의 가치를 창출하며 1490억유로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평가했다. 재생에너지는 ‘강남좌파’들의 명분을 위한 선택지가 아니다. 재생에너지는 친환경적 선택일 뿐만 아니라, 냉정히 말해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도 합리적인 선택지다. 반면 테리사 메이 총리가 결정한 1MWh당 92.5파운드를 지급하는 선택은 훨씬 비합리적이다. 일자리까지 창출하는 재생에너지 시장은 스스로 선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풍력발전은 영국 전기의 12%를 차지했다. 올여름, 이 수치는 확 늘었다. 6월7일 하루를 따져봤을 때, 이날 영국에서 사용된 전기 생산량의 26.7%는 풍력발전에 의해, 21.5%는 태양력발전에 의해 만들어졌다. 평균가격은 1MWh당 24.87파운드였다. 지금부터 10년 뒤 힝클리포인트의 핵발전소가 완공되면, 그것은 곧 엄청난 재정 낭비로 이어질 것이다. 다니엘 튜더 전 < 이코노미스트> 서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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