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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고소당한 ‘내 사랑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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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1-2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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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방송이 회사-청취자 싸움에 접어들려나. 권호경 사장 3연임 문제로 노사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6월 초 경영진이 두명의 청취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고소당한 이들은 인터넷 아이디 nobody를 쓰는 한 청취자와 www.life153.com 이라는 사이트를 운영하며 홈페이지 제작일을 하고 있는 방만식(38·사진 왼쪽)씨이다. 두 사람이 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과 사진의 일부가 명예훼손이라는 것이 경영진의 주장이다. 방송가에서 이례적인 일이기도 하지만, 기독교방송 안팎에서는 “대체 경영진이 어디까지 ‘막 나갈지’ 궁금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이들이 많다.

1월14일 피고소인 수사를 받은 방씨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다. “7년 전에 실직한 나에게 기독교방송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실의에 빠진 나에게 생명줄과도 같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방송이 엉망이었다. 파업과 파행방송은 권 사장과 재단이사회의 무책임한 횡포 때문에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방씨는 “청취자로서 제대로 된 방송을 들을 권리를 찾기 위해” 틈틈이 노조 집회와 시위 현장을 찾아다녔고, “할 줄 아는 게 사진 찍는 것밖에 없어” 찍은 사진을 노조 게시판에 올렸다고 한다. 그는 “주로 사진 미셀로니라는 표현방식을 택했는데 하나의 테마에 관한 여러 장면을 찍은 뒤 전말을 한컷에 담는 방식(사진 오른쪽)이다”라고 설명했다. 명예훼손 시비가 붙은 사진은 경영진 중 한명을 권 사장의 충견으로 묘사해 찍은 사진 등 7컷이다.

“각계 사람들이 격려 이메일을 보내주시긴 하지만, 많이 떨린다”는 방씨는 “그러나 기독교방송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한 계속 사진을 찍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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