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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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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1-2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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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시네21 이혜정 기자)

김노경(31) 사무국장은 요즘 정신을 놓고 산다. 일주일에 잡히는 회의만 해도 십여개. 업무를 메모해놓고서도 잊고 있다 뒤늦게 알아차릴 때가 많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울려대는 휴대폰을 아예 집에다 놓고 사무실에 나오다 발길을 되돌린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그의 ‘증상’은 최근 한국시네마테크연합 준비위원장을 맡으면서부터 더 심해졌다. 서로 다른 전국 17개 시네마테크들을 하나의 연합체로 묶어내는 일. ‘전용관 마련, 아카이브 구축’이라는 목표 아래, 현재 한국시네마테크연합은 1월25일 발족식을 앞두고 있다. 문화학교 서울을 후원하는 혜민국 한의원의 최정원 원장을 비롯한 이사회까지 꾸린 상태. 하지만 후원인들을 모아야 하는 터라 여전히 ‘뺑뺑이’ 신세다.

1995년 대학 졸업 뒤, 그는 잠깐의 백수 시절을 거쳐 운영위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사당동 문화학교 서울을 찾았었다. 그때 만난 이들이 독립영화계의 삼총사라 불리는 곽용수(인디스토리 대표)·조영각(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이주훈(영상미디어센터 사무국장)씨. 그때부터 5년 동안 인디포럼 사무국과 문화학교 서울의 일을 번갈아가며 기초를 다졌다. “영화에 미친 일종의 정신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과 같이 부대껴왔으니, 다들 저보고 대학 시절 전공이었던 특수교육학을 뒤늦게 써먹고 있다고들 해요.”

그렇게 보낸 5년. “영화는 그저 소비되고 소모되기에는 너무 매력적인 예술”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는 그의 첫 번째 꿈은 ‘시네마테크 전용관 마련’이다. 그 다음 꿈은 바로 이것. “사람들이 제발 영화 좀 봤으면 좋겠어요. 시네마테크 하면 재미없는 영화만 한다고 하지만, 그건 정말 오해예요. 혹 지루한 영화라도 몇번 곱씹다보면 단물이 나온다니까요.” 현재 시네마테크연합 준비위원회는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 전용관의 둥지를 트기로 거의 확정지은 상태이며, 영화진흥위원회 예산을 확보하는 일만 남아 있다고 한다.

이영진 기자/ 한겨레 씨네21부 ant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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