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2일 새벽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귀가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한겨레 이정아 기자
우병우 사단에 의한 ‘우병우 봐주기’ 검찰은 1차 수사 당시 우병우 자택을 압수수색하지도, 계좌추적을 하지도 않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뒤늦게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특검법에서 정한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우병우 개인 비리 의혹에 제대로 손대지 못했다. 박영수 특검 역시 우병우의 최측근 최윤수 국가정보원 제2차장과 각별한 사이다. 검찰은 관련자 50명을 참고인 조사했으나, 검찰에 대한 외압 의혹 등 관련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검찰 수뇌부와 현직 검사를 얼마나 강도 높게 조사했는지 밝혀진 바 없다. 구속영장이 부실해진 것은 당연하다. 우병우가 세월호 수사를 맡은 광주지검 수사팀에 전화해 “김경일 전 해경 123정장한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지 말라”고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은 구속영장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정강’ 관련 횡령·배임 혐의도 범죄 사실에서 제외됐다. 검찰 관계자는 4월14일 기자들을 만나 “400페이지가 넘는 특검 의견서를 분석해보니 민정수석의 정당한 권한에 기초한 인사 조처 등이 직권남용인지, 또 ‘정강’ 대표이사로서 회사 카드 쓴 게 횡령인지에 대해 법리적으로 다툼 여지가 많아서 구속영장에서 뺐다”고 밝혔다. 그는 “우병우 수석을 봐주려고 안 넣은 게 아니다”라고도 덧붙였다. 검찰 내부에서도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임은정 의정부지검 검사는 구속영장 기각 뒤 검찰 내부게시판에 ‘국정 농단의 조력자인 우리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영장 기각은 검찰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검찰 수뇌부에 원죄가 있기 때문에 수뇌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대선 이후 특별검사나 특임검사를 임명해 수사를 다시 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이재화 변호사는 “세월호 수사 방해와 횡령 혐의를 범죄 사실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부터 수상했다. 검찰이 새로운 혐의 사실을 추가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영장을 재청구하는 시늉만 한 것으로 보인다. 우병우 사단에 의한 우병우 봐주기 수사다. 정윤회 문건 수사 때부터 우병우가 한복판에 있었고 김수남·이영렬 등 검찰 수뇌부가 부역자였다. 그들에 대해서 별도로 특검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의 박광온 공보단장은 논평에서 “이번 구속영장 기각이 검찰의 ‘미필적고의’에 의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 여전히 검찰 내 핵심 요직에 자리잡고 있는 ‘우병우 라인’을 경계한다.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다”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페이스북에 직접 “검찰의 영장 청구가 부실했거나, 법원이 형평성을 외면했거나, 국민이 기대한 사법정의를 배신한 것”이라며 분노하는 글을 올렸다. “공수처 도입 등 검찰 개혁 필요” “검찰이 제대로 ‘박근혜 게이트’를 수사할 수 있느냐를 평가하는 기준은 박근혜가 아니라 우병우 수사다.” 참여연대가 최근 내놓은 ‘박근혜 정부 검찰보고서 종합판’에 나오는 말이다. 검찰은 ‘죽은 권력’ 앞에는 가혹하지만 ‘살아 있는 권력’이나 ‘제 식구’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집단이다. “검찰은 결코 ‘제 살’을 도려낼 수 없다. 우병우의 ‘지시’에 따른 검사들 또한 ‘영전’하는 등 이익을 취했을 것으로 충분히 의심된다. 현직 고위 검사들에 대한 수사가 즉시 이뤄져야 한다. 검찰이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 등 조속한 검찰 개혁만이 답이다.”(참여연대 4월12일 논평)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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