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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잠자는 달력, 꿈꾸는 연대

이 땅의 노동자와 함께하는 ‘빛에 빚지다-최소한의 변화를 위한 사진달력’ 여덟 번째 주제는 ‘잠’, 10월31일 예약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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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0-20 16:57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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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 밀양 여수마을/ 주용성

빛과 함께 연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최소한의 변화를 위한 사진가모임’의 사진가들은 8년째, 비극과 비참의 공간에 찾아가 현장을 세상에 비추어 보인다.

2009년부터 서울 용산 참사를 그냥 지켜보고 있을 수 없어 시작한 활동은 이후 기륭전자, 쌍용자동차, 콜트·콜텍,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손을 붙잡고 연대의 역사를 이어왔다. 경남 밀양 송전탑에 목숨 걸고 반대하는 할머니·할아버지들, 해군기지로 몸살을 앓는 제주 강정마을, 4대강 현장에도 카메라를 메고 달려갔다.

사진노동자들은 현장의 기록을 매해 달력으로 엮어 정리해왔다. 달력 판매 수익금은 사진노동자들이 달려간 현장의 연대 기금으로 쓰였다. 특히 2010년 기륭전자 해고노동자에게 전달한 1천만원은 기금을 전달한 지 일주일 만에 협상이 타결되는 바람에 기륭전자 노조가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 양보해 ‘희망버스’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올해도 ‘빛에 빚지다-최소한의 변화를 위한 사진달력’을 만든다. 여덟 번째 연대 기금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쉼터 ‘꿀잠’ 건립에 보태질 예정이다. 위태로운 일자리에서 튕겨나 농성장에 뛰어든 노동자들은 풍찬노숙의 고단한 현장에 놓여 있다. ‘꿀잠’은 농성하다 지칠 때 찾아가 따뜻한 밥 한 그릇과 잠자리를 얻을 수 있는 장소 한곳 없었던 삭막한 도시 서울에 들어설 꿈결 같은 안식처다. 비수도권 지역의 노동자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기차역 주변에 작은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노동자들의 안식처 ‘꿀잠’의 연장선상에서 올해 사진달력의 주제는 ‘잠’. 총 20쪽으로 구성된 벽걸이형 달력은 달이 지날 때마다 뜯기 아까울 정도로 풍요로운 잠들로 채워져 있다. 노동자의 고단한 잠, 잠든 마을의 고요한 풍경, 시위 현장에서 함께 어깨를 기댔던 사람들의 쪽잠, 한여름 냇가 바위를 베개 삼은 평화로운 잠, 길게 내려앉은 햇볕을 풍성하게 쬐고 있는 고양이의 꿀 같은 잠까지, 가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사진 속 이들이 감은 눈을 살포시 뜨고 이야기를 줄줄 해줄 것 같은 사진들이 몽롱하게 들어앉아 있다.

10월31일까지 예약 구매 신청을 받으며 예약한 사람들의 이름은 11월에 일괄 배송되는 달력에 함께 표기된다.

문의: 최소한의 변화 choisohan@gmail.com


2001.12 서울 을지로입구/ 이현석

2014.7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최형락

2014.7 러시아 이루크추크/ 홍진훤

2016.9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 이명익

2016.8 서울 체부동/ 권하형

2014.5 서울 역삼동 삼성전자/ 박승화

2016.2 서울 녹번동/ 정운

2012.8 제주도 강정마을/ 이우기

2010.9 강원도 고성군 왕곡마을/ 이한구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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