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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마법의 소년’으로 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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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12-1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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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AMMA)

조앤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접했을때, 사람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두 군데로 집중되었다. 누가 감독을 맡을 것인가. 그리고 누가 해리 포터가 될 것인가. 스티븐 스필버그의 이름이 <A.I.>와 함께 자연스럽게 사라진 뒤 ‘감독 오디션’의 합격장은 <나 홀로 집에> <스텝맘>의 크리스 콜럼버스에게 돌아갔고 해리 포터 역을 놓고 수많은 아역배우들의 이름이 오고가는 가운데, 항간에는 ‘**가 해리포터 역을 맡았다더라’는 소문이 공공연히 퍼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제작진이 발표한 진짜 ‘해리 포터’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왔다.

<BBC> 드라마 <데이비드 카퍼필드>에 출연한 것을 제외하면 연기경험이 전혀 없었던 열한살 소년 대니엘 래드클리프. 계단 아래 비탈진 벽장에서 살아가던 천덕꾸러기 해리 포터에게 ‘님부스 2000’ 같은 최신형 요술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나는 호그와트 마법학교로의 초대장이 이만큼 기뻤을까? 캐스팅 통지를 받고 새벽 2시에 깨어 “엄마 이게 정말 꿈은 아니겠죠”라고 되물었다는 소년의 운명은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1999년 7월31일 런던, <해리 포터…>의 원작자인 조앤 롤링과 같은 날 태어난 그는 소설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 상상 속의 해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마법 같은 미소로 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개봉 3일 만에 28만5천명이 넘는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1살에 캐스팅되어 12살에 영화를 찍고 이제 13살이 되기를 기다리는 래드클리프는 그동안 키가 2인치나 자랐고, 목소리는 조금씩 낮아지는 변성기를 맞이했으며, 두 번째 시리즈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에서는 전편 출연료의 30배에 가까운 300만달러의 개런티를 받는 비싼 배우가 되었다.

세계의 어린이들은 해리와 그를 동일시하며 그의 더벅한 바가지머리 스타일을 주문하고, 동그란 안경테를 사달라고 부모를 조른다. 일단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1학년 성적표에 에이 플러스 도장을 받아낸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17살, 18살이 되어 6번째, 7번째 해리 포터로 호그와트 익스프레스의 마일리지를 올릴는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그곳이 호그와트 마법학교건, 화산고이건 간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성적좋은 학생을 내칠 학교가 어디 있으랴.

백은하 기자/ 한겨레 씨네21부 luc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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