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법을 위한 ‘즐거운 반란’
등록 : 2001-12-19 00:00 수정 :
“지금은 우리 교육 전반이 혼란스러운 시기입니다. 따라서 교육 관련 법과 제도를 재정립할 때이기도 합니다. 지난 6월 우리 당 정책위원회에서 올 정기국회에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약속하고서도 당내 의견이 분분하다는 이유로 미루고 있는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제가 결행한 겁니다.”
올 한해 교육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논란 가운데 하나가 사립학교법 개정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날카롭게 맞서는 바람에 개정이 좌절되는 국면 속에 해는 저물고 있다. 이런 와중에 꺼져가는 불씨를 되지필 돌파구가 생겼다.
김영춘 의원(40·서울 광진갑)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 21명이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이 개정안은 김 의원을 비롯한 당내 소장파 의원들의 모임인 ‘미래연대’가 발의를 주도해 지난 12월7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제출됐다.
물론 김 의원쪽이 내놓은 개정안이 한나라당의 ‘공식 개정안’은 아니다. 오히려 ‘당론을 마련할 때까지 사립학교법 개정논의 불가’라는 당 지도부의 뜻을 어긴 일종의 반란이다. 그러나 민주당안만 나온 채 한나라당이 독자 개정안을 내놓지 않은 탓에 ‘처리 유보’만 거듭됐던 사립학교법 개정이 새 국면을 맞을 공산이 커졌다. 이를 계기로 당 안팎에서 논란이 일 테고 그러면 어떤 형태로든 한나라당쪽 입장이 정리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이 속한 상임위는 교육위원회가 아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다. 그런데도 그가 나선 건 “내가 당 대외협력위원장으로서 지난 6월에 한 ‘정기국회 회기안 개정안 제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물론 겉치레 면피용이 결코 아니다. 김 의원쪽이 내놓은 개정안을 보면 △재단이사회 임원 취소 요건에 교직원 인사 간여를 포함시켜 비리·분규 당사자에 대한 책임 강화 △친족관계에 있는 이사를 이사회의 4분의 1 이하로 제한 △임원취임이 취소된 자에 대한 5년간 재임용 금지 등을 명시하고 있다. 민주당안보다 전향적인 내용도 담고 있다. “모든 쟁점을 죄다 당론으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학교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 강화는 시급한 과제입니다. 사학재단과 교육 관련 시민단체들 사이에 첨예하게 엇갈리는 부분들을 절충해서 서로 공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김 의원의 대표발의에 대해 ‘사립학교법 개정과 부패사학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쪽은 “사립학교법 개정을 사실상 반대해온 한나라당 안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며 “한나라당이 그동안의 입장을 바꿔 사립학교법 개정에 적극 나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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