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기능사 김상익(57)씨가 안전모를 쓰고 스틸(STIHL) 기계톱을 꺼낸다. 손잡이를 잡아당긴다. ‘부릉’ 소리가 난다. 시동이 걸렸다. 상익씨가 크레인에 올라 안전벨트를 묶는다. 붐대가 팔을 뻗어 그를 허공에 올린다. 12m 상공에 멈춘 상익씨가 오른손으로 기계톱을, 왼손으로 나무를 잡는다. 윙윙위이이이이이윙~. 나무가 잘려나가기 직전, 그가 왼손으로 나무의 방향을 바꾼다. 잘린 버드나무가 두 그루의 메타세쿼이아 가지 사이로 떨어진다. 크레인을 끝까지 올려 다시 기계톱을 돌린다. 꼭대기 잔가지들이 차례로 잘려나간다. 왼손을 펴 아래 방향으로 흔들다 주먹을 쥔다. 크레인이 멈추자 다시 톱질이 시작됐다. 잘 벼려진 톱날에 굵은 가지가 맥없이 잘려나가 쿵 하고 바닥에 떨어진다. 15m 높이 버드나무가 작은 토막으로 분해되어 쌓이더니 마침내 나무 기둥만 남았다. 이번엔 쌍용씨가 기계톱을 든다. 긴 톱날이 나무에 45도 각도의 < 모양을 만든다. ‘수구 딴다’고 한다. 톱날이 나무에 물리지 않고, 원하는 방향으로 넘어지게 하기 위해서다. 한아름 넘는 밑동에서 톱밥이 쏟아진다. 드디어 나무 한 그루가 온전히 잘렸다. 트럭에 가득 실린 나무토막이 파쇄장으로 향한다. 기계 입속으로 빨려 들어간 나무들이 톱밥으로 변신한다. 톱밥은 식물원과 정원 바닥에 깔려 습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호수 주변 산책로가 엉망이었어요. 나무란 나무는 다 등나무가 감고 있었죠. 몇 년 전 겨울에 작정하고 나무를 싹 다 베어냈어요. 능수벚나무를 심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좀 아쉽죠.” 조경사 최중기(58)씨가 관리하는 장미원에는 5만 본의 장미나무가 심어져 장미 축제를 기다리고 있다. 기계톱(체인톱, 엔진톱)은 1918년 스웨덴에서 2인용으로 개발되었고, 지금 쓰는 1인용 기계톱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에서 만들어졌다. 원동기에서 얻어지는 동력이 동력 전달부를 거쳐 톱날에 전달된다. 기계톱의 생명은 톱날. 단단한 나무나 오래된 고사목을 자르면 날이 무뎌진다. 각도에 맞춰 줄을 밀면서 날을 정교하게 갈아야 벌목이 수월해진다. 조경사는 경치를 꾸미는 사람이다. 장미원을 만드는 외곽 조경에서 동물사 실내 조경까지 조경사의 손끝에서 공원이 완성된다. 산책로의 의자 하나도 조경의 영역이다. 얼마 전 쌍용씨와 동료들은 나무탁자 128개를 만들었다. 좋은 계절이 돌아오면 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의자에 앉아 쉬어가게 하기 위해서다. 봄부터 가을까지 조경사의 손에 가장 많이 들려 있는 연장은 예초기. 최근 최신형 승차식 잔디깎기인 컵카덱(cub cadet) 예초기 두 대가 들어와 능률이 대폭 올랐다. 공원에는 쥐똥나무, 철쭉, 회양목과 같은 울타리용 관목이 많다. 전정기(잔디깎기)를 사용해 예쁘게 다듬어주는 일도 조경사의 몫이다. 간단한 가지치기도 나무에 따라 다르다. 목수국처럼 싹이 나서 올해 꽃이 피는 나무가 있고, 무궁화처럼 2~3년 후에 피는 꽃도 있기 때문이다. 겨울마다 계약 종료되는 쪼개기 계약직
산림기능사 김상익(57)씨가 안전모를 쓰고 스틸(STIHL) 기계톱을 꺼낸다. 손잡이를 잡아당긴다. ‘부릉’ 소리가 난다. 시동이 걸렸다. 상익씨가 크레인에 올라 안전벨트를 묶는다. 붐대가 팔을 뻗어 그를 허공에 올린다. 12m 상공에 멈춘 상익씨가 오른손으로 기계톱을, 왼손으로 나무를 잡는다. 윙윙위이이이이이윙~. 나무가 잘려나가기 직전, 그가 왼손으로 나무의 방향을 바꾼다. 잘린 버드나무가 두 그루의 메타세쿼이아 가지 사이로 떨어진다. 크레인을 끝까지 올려 다시 기계톱을 돌린다. 꼭대기 잔가지들이 차례로 잘려나간다. 왼손을 펴 아래 방향으로 흔들다 주먹을 쥔다. 크레인이 멈추자 다시 톱질이 시작됐다. 잘 벼려진 톱날에 굵은 가지가 맥없이 잘려나가 쿵 하고 바닥에 떨어진다. 15m 높이 버드나무가 작은 토막으로 분해되어 쌓이더니 마침내 나무 기둥만 남았다. 이번엔 쌍용씨가 기계톱을 든다. 긴 톱날이 나무에 45도 각도의 < 모양을 만든다. ‘수구 딴다’고 한다. 톱날이 나무에 물리지 않고, 원하는 방향으로 넘어지게 하기 위해서다. 한아름 넘는 밑동에서 톱밥이 쏟아진다. 드디어 나무 한 그루가 온전히 잘렸다. 트럭에 가득 실린 나무토막이 파쇄장으로 향한다. 기계 입속으로 빨려 들어간 나무들이 톱밥으로 변신한다. 톱밥은 식물원과 정원 바닥에 깔려 습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호수 주변 산책로가 엉망이었어요. 나무란 나무는 다 등나무가 감고 있었죠. 몇 년 전 겨울에 작정하고 나무를 싹 다 베어냈어요. 능수벚나무를 심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좀 아쉽죠.” 조경사 최중기(58)씨가 관리하는 장미원에는 5만 본의 장미나무가 심어져 장미 축제를 기다리고 있다. 기계톱(체인톱, 엔진톱)은 1918년 스웨덴에서 2인용으로 개발되었고, 지금 쓰는 1인용 기계톱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에서 만들어졌다. 원동기에서 얻어지는 동력이 동력 전달부를 거쳐 톱날에 전달된다. 기계톱의 생명은 톱날. 단단한 나무나 오래된 고사목을 자르면 날이 무뎌진다. 각도에 맞춰 줄을 밀면서 날을 정교하게 갈아야 벌목이 수월해진다. 조경사는 경치를 꾸미는 사람이다. 장미원을 만드는 외곽 조경에서 동물사 실내 조경까지 조경사의 손끝에서 공원이 완성된다. 산책로의 의자 하나도 조경의 영역이다. 얼마 전 쌍용씨와 동료들은 나무탁자 128개를 만들었다. 좋은 계절이 돌아오면 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의자에 앉아 쉬어가게 하기 위해서다. 봄부터 가을까지 조경사의 손에 가장 많이 들려 있는 연장은 예초기. 최근 최신형 승차식 잔디깎기인 컵카덱(cub cadet) 예초기 두 대가 들어와 능률이 대폭 올랐다. 공원에는 쥐똥나무, 철쭉, 회양목과 같은 울타리용 관목이 많다. 전정기(잔디깎기)를 사용해 예쁘게 다듬어주는 일도 조경사의 몫이다. 간단한 가지치기도 나무에 따라 다르다. 목수국처럼 싹이 나서 올해 꽃이 피는 나무가 있고, 무궁화처럼 2~3년 후에 피는 꽃도 있기 때문이다. 겨울마다 계약 종료되는 쪼개기 계약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