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부랑아를 교화한다며 강제납치·구타·노역을 일삼던 선감학원 참상이 다시 알려졌다. 일제강점기인 1946년부터 1982년까지 36년 동안 수많은 10대 청소년들이 지옥도 같은 선감도 시설에 갇혀 몸부림치다 죽었다. ‘인권의 무덤’에서 자신이 파묻은 아이만 15명이라는 생존자 증언도 나왔다.
02 자라는 청소년들의 급식비에 손을 댄 학교도 있다. ‘급식비 안 냈으면 밥 먹지 말라’고 교감이 법석댄 서울 충암고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조사해보니 4년 동안 급식비 4억1천만원을 빼돌렸다. 몰래 빼돌린 쌀이 20kg짜리 2320포대, 식용유는 새카맣게 변할 때까지 썼다고 한다. 시교육청은 전 교장과 전 이사장 아들 등 18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03 ‘이태원 햄버거 가게 살인사건’ 재판이 17년 만에 다시 열렸다. 10월8일 서울중앙지법의 피고인 자리에 미국인 아서 패터슨(36)이 섰다. 1999년 미국으로 도주했다 지난 9월 국내에 압송된 그는 여전히 무죄를 주장했다. 사건 현장에 있던 패터슨과 친구 에드워드 리(36) 가운데 1명이 살인자. 아직도 법은 누가 범인인지 가리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 조중필씨의 아버지는 나날이 초췌해지고 있다.
04 기업소득은 해마다 껑충, 법인세는 여전히 납작.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최근 공개한 자료다. 한국의 2009~2013년 평균 기업소득은 국민총소득에 견줘 25.1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나라 가운데 1등이다. 반대로 기업들이 소득에 견줘 낸 세금 비율인 실효세율은 OECD 회원 나라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박 의원은 “조세 형평 차원에서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고 했다.
05 3900만 명이 쓰는 카카오톡이 다시 검찰 쪽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10월 정진우 전 노동당 대표가 카톡 대화를 나눈 3천 명의 정보가 그대로 노출된 것을 폭로한 뒤 1년 만이다. 당시 카카오톡을 버리고 외국계 텔레그램 등으로 내빼는 ‘사이버 망명’이 줄을 잇기도 했다. 감청영장 1개당 카카오톡의 감청 계정 수는 2014년 상반기 83개까지 늘어난 바 있다. Donde Voy, 어디로 가야 하나.
06 청년실업이 극심해도 예외는 있다. ‘무조건 합격’.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신의 인턴 출신 황아무개씨를 중소기업진흥공단 신입사원으로 채용하도록 한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2013년 일이며 10월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범규 전 공단 부이사장이 증언을 했다. 감사원이 이런 사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정황을 확보하고도 감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청년들이 꼭 알아야 할 사실이다.
07 또 최경환 부총리다. 아이돌 그룹 이름 아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뒤늦게 정부가 이 협정에 참여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이면서 또다시 농업·농민 피해가 우려된다. 최 부총리는 10월6일 국정감사에서 “쌀은 지속적으로 보호한다는 게 방침”이라고 했다. 그러나 TPP 1차 가입국에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베트남 등 농산물 수출 강국이 즐비하다. 또다시 농민들 불안하다.
08 ‘만사형통’ 이상득(80) 전 의원이 10월5일 검찰에 나왔다. 측근을 거쳐 포스코한테서 특혜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왜 내가 여기 와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고 왔다”고 했다. 그는 2012년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몇몇 저축은행 회장 등에게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1년2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적도 있다. 눈 밝은 시민들은 이 전 의원의 ‘동생’이 무탈한 이유를 더 의아해한다.
09 박근혜 대통령의 역작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거센 반대에 부닥치고 있다. 서울대 역사 관련 교수들과 전국 역사교사들뿐 아니라 학부모·시민 등 5만 명 넘는 이들이 반대 선언에 참여했다. “일단은 역사로 시작하지만 점차 사회과 등 교과목 전반으로 국정화가 확산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교과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10 ‘보라매’는 날 수 있을까.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KFX·보라매 사업)이 복마전이었다는 게 한 꺼풀씩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3월 미국이 F-35A 전투기의 핵심 기술을 한국에 이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알고도 정부가 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당시 국방부 장관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두 달 뒤 보고를 받고도 미적댔다. 보라매 사업은 개발에 8조원, 양산에 10조원이 든다.
훈민정음 해례본
1446년 세종이 집현전 학사들과 더불어 한글 원리와 쓰는 법을 설명한 <훈민정음> 해례본이 복간됐다. 간송미술문화재단과 교보문고가 손잡고 1년 넘게 살뜰하게 만들었다. 원본 느낌을 살려 한지에 인쇄하고 책등을 끈으로 묶었다. 일제강점기인 1940년 간송 전형필이 큰돈을 건네고 사들인 해례본은 국보 70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다. 해설서도 함께 출판됐으며 초판 3천 부를 내놨다.
표준국어대사전
김치전골·불낙전골·오리전골·해물전골.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눈을 제아무리 씻고 봐도 없는 낱말. 미스탱게트라는 낯선 프랑스 샹송 가수는 올림말에 있지만 이난영은 없다. 뜻을 헤아리기 어려운 풀이가 차고 넘친다. 569돌 한글날에 즈음해 시인이며 국어 교사인 박일환씨가 엉터리 <표준국어대사전>을 파헤치고 따져 물은 책 <미친 국어사전>(뿌리와이파리)을 펴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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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정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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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뒤 17년 만에 전기 쓰임이 줄었다. 한국전력공사 전력통계속보를 보면, 지난 7월 전력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 떨어졌다. 산업용 감소가 2.4%로 가장 컸고 일반용·주택용도 모두 0.4% 줄었다. 올해 1~8월을 따지면 지난해 같은 때보다 1.7% 늘었지만, 이는 정부가 올해 전체로 쳐서 2.5% 늘 것이라고 한 예측에 못 미친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원자력발전소 2기를 더 만들겠다고 부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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