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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민주 사학’을 꿈엔들 잊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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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12-0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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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정용 기자)

“사립학교법개정운동을 해오는 동안 지금 우리 사회에서 사적자본의 이해가 공공권력을 압도하면서 철저하게 관철되고 있다는 생각을 줄곧 했습니다. 전경련까지 나서서 사유재산권 침해를 앞세우며 사회주의적 기획이라고 망발을 일삼는 판이니….”

올 한해를 온통 사립학교법개정투쟁으로 지새우다시피한 ‘사립학교법개정과 부패사학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의 이금천(38·서울 영일고 영어 교사) 사무국장. 그는 정당이 거대 교육자본의 이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현실과 이를 끊고 법 개정을 관철시킬 수 있는 힘이 달린다는 ‘또다른 현실’을 함께 고민중이다.

몇 차례의 개악이 되풀이된 사립학교법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건 지난해부터다. 운동본부가 벌여온 기나긴 싸움의 무대 한쪽에 사학재단이 있었지만 주무대는 당연히 국회였다.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는 개정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기도 했다. 당초 안이 그대로 받아들여진 건 아니지만 설득 끝에 민주당 의원들이 ‘의미있는 진전’을 담은 개정안을 마련했고, 여론을 감안할 때 국회 처리를 기대할 만했던 것이다. 막바지 총력투쟁에 나선 운동본부는 당시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면에서 21일간 삭발 단식농성을 벌였다. 사실상 개정에 반대해온 한나라당을 압박하는 동시에 민주당한테는 더욱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라는 촉구였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반대로 결국 개정은 무산되고 말았다.

“몸살을 앓고 있는 사학분규는 들여다보면 대부분 사학민주화와 관련돼 있습니다. 현행 사립학교법이 ‘학교’보다는 ‘사학법인’ 중심이고, 학교가 법인이사회에 철저하게 예속돼 있기 때문에 문제가 터지는 겁니다. 사학재단의 민주적 구성과 운영에 대한 견제만이 사학을 정상화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정기국회 처리를 위해 연일 국회 교육위원들을 상대로 ‘정책로비’를 펼쳐왔지만 사학재단의 치열한 로비공세에 포위된 한나라당은 사립학교법 개정 대신 교원정년 연장을 들고 나왔다. “맞불을 놓아 사립학교법 개정을 무력화하겠다는 불순한 의도에서 나온 게 교원정년 연장입니다.” 그래서 운동본부는 11월 말 한나라당사에서 5일간 농성을 벌이는 등 외롭고 혐겨운 투쟁의 불을 다시 지폈다.

요즘 새로 생긴 그의 고민은 ‘거대야당’이라는 변화된 정치구조다. 민주당이 ‘현실적 수단’인 다수의 표를 갖지 못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을 어떻게 설득해낼 수 있을 것인가. 전교조 전임을 한 차례 갱신한 바 있는 그는 내년에도 학교로 돌아가지 못한 채 사립학교법 개정에 매달려야 할 판이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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