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 지킴이, 박물관 지었다
등록 : 2001-11-27 00:00 수정 :
사이트 주소를 치고 엔터키를 눌렀다. 화면이 갑자기 환해졌다. 하트 모양의 돌돌돌 말린 호박넝쿨 순에 맑은 이슬이 함초롬히 맺혀 있는가 싶더니, 곧 사랑을 나누는 잠자리 한쌍이 눈망울을 가득 적신다.
강원도 영월 서강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서강 사이버 생태박물관(
www.seogang.org)의 첫인상은 ‘놀라움’이었다. 5초 정도의 짧은 순간, 우리의 자연이 이렇게 아름답구나 하는 새삼스런 찬탄이 절로 일어난다. “남성적인 동강이 영월의 지아비강이라면 부드러운 서강은 영월의 지어미강입니다. 한국 고유 민물고기 30종 가운데 20종이 살 만큼 생태의 보고이기도 하고요.”
사이버 박물관엔 계절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는 서강의 자연 풍경이 차곡이 담겨 있다. 꽃과 곤충, 동물 등의 사진은 전문가 수준이다. 알고 보니 이 박물관 ‘관장’
최병성(39) 목사는 이미 사진 전시회만 세 차례 연 작가급. “아름다운 것들이 멀리 있지 않고 우리 주위에 있다는 점을 표현하려 했습니다. 자연과 생명의 아름다움에 대한 눈뜨임이야말로 환경지킴운동의 출발일 테니까요.”
최 목사는 11월20일 재단법인 늘푸른별 추진위원회 창립식에 맞춰 이 사이버 박물관을 열었다. 늘푸른별 재단은 청소년들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교육프로그램의 개발과 생태체험운동의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생태운동기구이다. 생태건축연구소 이윤하 대표와 지성희 신부, 숲연구소 남효창 박사 등이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있고, 최 목사가 추진위원장이다.
최 목사는 1999년 8월 영월군의 서강 폐기물종합처리시설 건립계획에 맞서 싸우면서 본격적으로 환경운동에 뛰어들었다. “관의 방해와 ‘동강살리기운동’만을 앞세우는 일부 단체의 이기주의에 지치고 실망도 했습니다. 그러나 환경과 영성은 별개가 아니라는 처음의 믿음만은 변함이 없습니다.”
사이버 박물관으로 시작했지만, 내년엔 진짜 박물관을 서강가에 세울 계획이다. 시멘트 아닌 흙벽돌과 나무를 재료로 해 들어설 박물관엔 민물고기 전시관, 화석 전시관, 야생화 공원 등이 꾸며져 손님들을 맞게 된다. “단순한 전시 차원을 넘어 청소년들이 직접 생태계의 신비를 느끼고 배우는 체험의 공간으로 가꿔나가고 싶습니다.” 문의 02-540-2319.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