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키드먼 ‘따로 또 같이’
등록 : 2001-11-27 00:00 수정 :
화창한 날씨로 유명한 미 샌프란시스코의 지난 11월12일은 비가 내리는 칙칙한 날이었다. 점심시간 무렵 산뜻한 정장에 서류가방을 든 이들이 레스토랑에 들어서 내실에 자리잡았다. 파티에 먼저 온 객들마냥 주빈을 기다리는 듯 연신 출입문쪽을 돌아봤다. 30분 뒤 낯익은 남녀가 따로 레스토랑에 들어섰다. 그들은 할리우드 스타부부
톰 크루즈(37)와
니콜 키드먼(34)이었다.
7시간쯤 흘러 서류 몇장이 완성됐다. 두 사람은 담담한 표정으로 서류에 서명했다. 다른 할리우드 스타들의 이혼서류와 다를 게 없었다. 굳이 다른 점을 찾는다면 “아이들은 내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가족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라는 키드먼의 말뿐이었다.
이로써 1990년 온갖 화제를 뿌리며 탄생한 결혼이 마침표를 찍었다. 공식발표는 이혼도장을 찍은 지 11일 만인 11월23일에 나왔다. 키드먼의 변호사 소렐 트로프는 “두 사람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행동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99년 할리우드 스타부부 가운데 ‘가장 섹시한 부부’로 선정됐고, 이사벨라(8)와 코너(6) 등 두 아이를 입양해 사회적 칭송까지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한 결혼생활은 크루즈가 스페인 출신 여배우 페넬로페 크루즈와 열애를 하면서 사실상 끝났다.
이혼조건은 조종사 자격증을 보유한 크루즈가 부동산 일부와 자가용비행기 3대(3천만달러)를, 키드먼은 430만달러짜리 로스앤젤레스 호화맨션과 400만달러짜리 시드니 맨션을 갖는 것 등이었다. 두 자녀에 대한 법적·물리적 양육권은 함께 보유하기로 했다.
두 사람이 이혼까지 이르게 된 깊은 사정을 알 수는 없지만 외신들은 크루즈의 콤플렉스를 몇 가지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키 178cm의 늘씬한 몸매인 키드먼에 비해 상대적으로 ‘숏다리’(173cm)인 크루즈가 상당한 열등의식에 휩싸여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크루즈의 새 애인은 키 162cm의 ‘아담사이즈’이다.
키드먼의 박탈감도 상당한 구실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결혼 뒤 “톰과의 결혼생활에서 나는 뭔가를 잃은 것처럼 느꼈다”며 “한 남자에 얽매이길 원했던 애초 생각이 바뀌어 내 자신을 발견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강남규 기자/ 한겨레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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