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돕기’는 오래 지속된다
등록 : 2001-11-20 00:00 수정 :
이문열씨로서는 황당할 노릇이다. 한국 문단의 대표작가가 작품 바깥의 글쓰기로 멱살잡이당하는 것도 그러려니와 그보다 멱살잡는 이들이 도무지 ‘급’에 맞지 않으니 더욱 갑갑할 터이다. 처음에는 부산에 사는 사진관 주인이더니, 이번에는 시골에서 자영업하는 사람이란다. 그들은 자신의 책을 그러모아 패대기치며 장사지내는 걸 두고 ‘이문열돕기’라고 이름붙였다.
김계명(44·사진 왼쪽)씨는 충북 옥천에서 나고 자란 ‘원단’ 시골사람이다. 사회운동이라고는 지역에서 오랜 친구인
오한응(사진 오른쪽) <옥천신문> 편집국장이 벌이고 있는 ‘조선일보 바로보기 운동’에 동참해온 것이 전부다. 그런 그가 지난 최근 이문열돕기운동의 깃발을 들고 나섰다. 11월3일 경기도 이천 이문열씨의 부악문원에서 책 반환행사를 치른 직후였다.
“‘이문열돕기운동’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막상 책 반환에는 나서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문열씨가 방송에 출연해 책 반환에 대해 ‘100일 뒤에 대응하겠다’며 오만한 태도를 보이는 걸 보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김씨는 지난 11월9일 인터넷에 ‘이문열씨 책반납 운동을 다시 시작하며… 100일 뒤에 봅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띄웠다.
“좋습니다. 저 또한 정확하게 100일 뒤 구체적인 대응 결과를 가지고 이문열씨를 찾아뵐 생각입니다.” 반응은 뜨거웠다. 하루 만에 반환을 약속한 책이 700권에 이르더니, 며칠 안에 다시 1천권을 훌쩍 넘어섰다. “독자들의 비판을 홍위병으로 몰아붙이는 이문열 선생의 몰상식에 화가 났던 겁니다. 역시 몰상식에 대해서는 저같이 순진한 사람들이 더 크게 화를 내더군요. 시골사람이 화나면 얼마나 질긴지 보여주겠습니다.”
김씨는 지난 19일 그동안 모은 책들을 오한응 국장 집 안마당에 ‘야적’하기 시작했다. “눈비 맞춰봐야 거름도 안 되지만, 머리 숙여 받지 않는다면 썩히는 수밖에요.” 김씨는 “이문열 선생이 독자 비판에 겸허하게 반응할 때까지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정황으로 봐선, 쉽게 끝날 싸움 같아 보이지 않는다. 싸움중계는 조선일보바로보기시민모임(조선바보) 홈페이지(
www.mulchong.com)에서 볼 수 있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