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는 12월17일 오전부터 관련 사실을 보도했다. 사실 블로그엔 대통령 친서 등 다양한 문서가 공개됐지만, 언론들은 모두 한수원 전체 직원의 개인정보 유출에만 초점을 맞췄다. 한수원의 대응도 딱 거기까지만 이뤄졌다. 한수원은 12월18일 점심 무렵에 나온 보도자료에서 “유출된 개인정보가 친목을 위한 사외 인터넷망 자료로 추정된다”며 관련 사이트를 폐쇄하고 유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자신을 드러낸 ‘원전반대그룹’에 대한 언급이나 함께 유출된 대통령 친서, 각종 문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한수원이 자료 유출 사실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IMAGE2%%]반면 해커는 더욱 적극적인 활동을 벌인다. 한수원의 대응 자료가 나온 직후인 12월18일 오후 3시께 ‘원전반대그룹’은 설계도면 등 2차 공개 자료와 메시지를 블로그에 올렸다. ‘1차 공격’은 하드디스크 몇 개를 파괴하는 것에서 끝났지만 2차 공격은 제어 시스템 파괴라며 메시지의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이에 따라 한수원 해킹 사건은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최초 공격이 벌어진 지 10일째, 해커가 블로그를 통해 자신을 알린 지 4일째 되는 날의 일이다. 해커 스스로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렸음에도 이때까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은 사건 초기 대응이 얼마나 어설펐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그 뒤로 해커는 12월23일까지 모두 5차례로 나눠 핵발전소와 관련한 문서를 공개했다. 이들 문서에는 핵발전소의 도면과 각종 프로그램 실행화면 등이 포함돼 있었다. 해커의 요구사항도 “크리스마스부터 석 달간 고리 1·3호기, 월성 2호기 가동 중지”로 매우 구체적이었다. 여야는 물론 박근혜 대통령까지 이 문제의 심각성에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한수원은 초지일관 이들 문서가 ‘교육용 문서’이거나 ‘오래전에 작성된 문서’라는 점만을 강조했다. 또한 핵발전소 제어망은 인터넷과 완전히 분리돼 있어 “안전하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원심분리기 1천 개가 파괴된 2010년 이란의 스턱스넷 공격처럼 망분리에도 USB 드라이브를 통해 망이 공격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보안전문가들의 지적은 항상 뒷전으로 밀려나는 느낌이다. 초기 대응 부실과 “믿어달라”는 식의 정부 대응은 오히려 국민을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위험할 수 있다”는 자세로 나서야 사실 우리나라는 핵발전소 사이버 공격에 대한 매뉴얼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작성한 ‘원전안전분야’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위기 사례로 방사선 누출과 노동조합 파업시 대응책만 담겨 있다. 심하게 말하면 방사능이 누출된 이후 상황은 있지만, 이를 위협할 경우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특히 물리적 공격이 아닌 사이버 공격에 대해서는 더욱 대비책이 없다. 다행히 이번 크리스마스는 무사히 지나갔다. 하지만 언제 또다시 ‘2차 공격’이 예고될지, 또는 다른 해커에 의해 공격이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 지난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 고리와 월성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은 혹시 모를 불안감에 밤잠을 설쳤다. 세계 최대 핵발전소 밀집국, 대한민국 국민의 걱정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이제는 ‘괜찮다’ ‘안전하다’가 아니라, ‘위험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정부가 나설 때다. 그리고 이 걱정거리 핵발전소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전 국민이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언론에서는 12월17일 오전부터 관련 사실을 보도했다. 사실 블로그엔 대통령 친서 등 다양한 문서가 공개됐지만, 언론들은 모두 한수원 전체 직원의 개인정보 유출에만 초점을 맞췄다. 한수원의 대응도 딱 거기까지만 이뤄졌다. 한수원은 12월18일 점심 무렵에 나온 보도자료에서 “유출된 개인정보가 친목을 위한 사외 인터넷망 자료로 추정된다”며 관련 사이트를 폐쇄하고 유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자신을 드러낸 ‘원전반대그룹’에 대한 언급이나 함께 유출된 대통령 친서, 각종 문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한수원이 자료 유출 사실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IMAGE2%%]반면 해커는 더욱 적극적인 활동을 벌인다. 한수원의 대응 자료가 나온 직후인 12월18일 오후 3시께 ‘원전반대그룹’은 설계도면 등 2차 공개 자료와 메시지를 블로그에 올렸다. ‘1차 공격’은 하드디스크 몇 개를 파괴하는 것에서 끝났지만 2차 공격은 제어 시스템 파괴라며 메시지의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이에 따라 한수원 해킹 사건은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최초 공격이 벌어진 지 10일째, 해커가 블로그를 통해 자신을 알린 지 4일째 되는 날의 일이다. 해커 스스로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렸음에도 이때까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은 사건 초기 대응이 얼마나 어설펐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그 뒤로 해커는 12월23일까지 모두 5차례로 나눠 핵발전소와 관련한 문서를 공개했다. 이들 문서에는 핵발전소의 도면과 각종 프로그램 실행화면 등이 포함돼 있었다. 해커의 요구사항도 “크리스마스부터 석 달간 고리 1·3호기, 월성 2호기 가동 중지”로 매우 구체적이었다. 여야는 물론 박근혜 대통령까지 이 문제의 심각성에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한수원은 초지일관 이들 문서가 ‘교육용 문서’이거나 ‘오래전에 작성된 문서’라는 점만을 강조했다. 또한 핵발전소 제어망은 인터넷과 완전히 분리돼 있어 “안전하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원심분리기 1천 개가 파괴된 2010년 이란의 스턱스넷 공격처럼 망분리에도 USB 드라이브를 통해 망이 공격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보안전문가들의 지적은 항상 뒷전으로 밀려나는 느낌이다. 초기 대응 부실과 “믿어달라”는 식의 정부 대응은 오히려 국민을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위험할 수 있다”는 자세로 나서야 사실 우리나라는 핵발전소 사이버 공격에 대한 매뉴얼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작성한 ‘원전안전분야’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위기 사례로 방사선 누출과 노동조합 파업시 대응책만 담겨 있다. 심하게 말하면 방사능이 누출된 이후 상황은 있지만, 이를 위협할 경우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특히 물리적 공격이 아닌 사이버 공격에 대해서는 더욱 대비책이 없다. 다행히 이번 크리스마스는 무사히 지나갔다. 하지만 언제 또다시 ‘2차 공격’이 예고될지, 또는 다른 해커에 의해 공격이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 지난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 고리와 월성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은 혹시 모를 불안감에 밤잠을 설쳤다. 세계 최대 핵발전소 밀집국, 대한민국 국민의 걱정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이제는 ‘괜찮다’ ‘안전하다’가 아니라, ‘위험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정부가 나설 때다. 그리고 이 걱정거리 핵발전소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전 국민이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