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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사형 폐지를 위한 ‘아시아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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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11-1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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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시아에서 사형제 폐지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차 사형폐지 아시아 포럼.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볼 때 아시아지역은 북미지역과 함께 사형제 폐지가 가장 지지부진한 지역 가운데 하나다. 유럽지역 국가들 대부분이 사형제를 폐지하고 있고, 중남미와 아프리카에도 사형제를 폐지한 국가들이 제법 많은 것에 비해, 아시아권에서는 캄보디아와 네팔만이 80년대 이후 사형제를 폐지했다. 가까운 중국은 한해에 1천명이 넘는 사형수를 처형해 전세계 사형건수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11월9∼11일 서울에서 열린 제2차 사형제 폐지 아시아포럼은 이런 문제의식을 바닥에 깔고 열렸다. 지난 93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1차 포럼에서 채택한 도쿄선언에서는 “지금 아시아에서 사형을 폐지할 때가 왔다”는 천명과 함께 “우리는 아시아의 모든 정부에서 사형을 즉시 또한 완전히 폐지할 것을 권고한다”라고 선언했다.

8년 만에 다시 서울에서 열린 2차 포럼에서 아시아 각국 대표들은 “사형 폐지는 부인할 수 없는 세계적 흐름임에도 불구하고 오직 아시아만이 그 큰 물결과 흐름을 외면하고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며 “아시아 각국은 사형집행을 즉시 정지하고 사형을 제도적으로 폐지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문화를 만드는 데 노력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서울포럼을 채택했다.

특히 각국 대표들은 이 선언에서 “한국이 사형 폐지를 향하여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점에 경의를 표하며 김대중 대통령과 대한민국 국회가 하루빨리 사형 폐지를 결단하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기대한다”고 밝혀, 최근 국회의원 155명의 사형 폐지 특별법안 발의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번 포럼을 주최한 사형제폐지협의회 차형근 총무(변호사)는 “최근 아시아지역의 사형제 폐지운동의 흐름은 한국의 시민사회가 주도하고 있다”며 “한국이 이른 시일 안에 사형제를 폐지한다면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아시아지역에 촉매제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아시아포럼을 전후해 열린 연극·음악제·미술제 등 갖가지 문화행사가 일반 국민들의 사형제 폐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덜어준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행사가 단순한 선언적 의미를 넘어서 사형제 폐지를 위한 긍정적인 분위기 조성에도 크게 기여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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