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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나만의 농장? 그럼 클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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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11-1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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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만한 한 뙈기라도 나만의 포도농장이 있다면…’, ‘황금들녘 일부가 ‘내것’이었으면…’.

홍승욱(45·경기도 화성군 남영면·사진 왼쪽에서 세번째)씨가 같은 지역농민 4명과 함께 힘을 모아 만든 인터넷 사이트 ‘사이버팜’(www.eCyberfarm.com)은 도시민들의 이런 작은 소망에 바탕을 두고 있다. 홍씨의 사이버팜을 통하면 누구나 농장 일부를 내것으로 만들 수 있다. 단, 땅을 사는 것은 아니고 1년 단위로 임대 분양받는 방식이다.

쌀을 예로 들어보자. 회원 가입과 동시에 사이트에는 그 사람의 논이 등록되고 모내기부터 추수 때까지 농장에 관한 정보가 이메일을 통해 동영상과 함께 매주 전달된다. 수확된 벼는 가족이 소비할 양만큼 다달이 도정해 가정으로 배달된다. 또 주말이면 자녀들을 데리고 직접 농사체험에 나설 수도 있다.

“임대료는 최근 3년간 쌀값을 기준으로 산출합니다. 논 1마지기(150평)를 최소 단위로 삼고 있는데 여기에서 대략 3가마(80kg짜리)가량 수확할 수 있거든요. 이게 4인 가족이 대략 1년간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이럴 경우 임대료는 53만원(일반쌀 기준)입니다.”

포도나 배나무 분양방식은 좀 다르다. 적게는 1그루씩도 분양한다. 다만, 이 또한 한해 소출과 최근 3년 가격동향을 기준으로 임대료를 책정한다. 포도나무(수령 3년 이상) 1그루는 6만원, 배는 9만원(수령 7년)·12만원(10년 이상)으로 잡혀 있다. 이 정도 비용만 부담하면 1년 동안 내것으로 삼을 수도 있고, 다른 이들에게 ‘권리’를 선물할 수도 있다.

“회원으로 가입한 이들이 농장을 찾는 일이 잦을 테니 저희들로선 아무래도 농장을 더 세심하게 관리해야겠지요. 또 농약도 덜 치게 되고…. 아무래도 환경농법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겁니다.”


홍씨와 동료 농민들은 사이버팜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1년 동안 꼬박 컴퓨터 공부를 하는 등 3년 이상 준비하는 힘든 과정을 거쳤다. 이렇게 개발된 비즈니스 모델은 현재 특허출원돼 있다. “사이버팜이 성공하려면 도시소비자와 농촌생산자 사이의 신뢰가 필수적입니다. 일단 서너개 작목으로 출발했는데 앞으로 참여 농민을 늘리고 품목도 넓혀갈 것입니다.”

사이버팜의 인터넷 사이트는 12월 초에 정식 오픈할 예정이나 회원 가입은 지금도 가능하다. 사이트 개설·운영을 지원하고 있는 에이넷(www.e-Anet.com)을 통해 더 자세한 내용을 알아볼 수 있다(문의: 02-3785-1334).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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