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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만국의 노동자에 희망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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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11-0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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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세계화시대에 제3세계 노동운동의 길은 어디에 있는가?

새로운 노동조합운동의 “단결, 역량, 힘”이란 깃발 아래 제3세계 진보노총들이 한국에 모였다. 지난 11월5일부터 8일까지 경기도 광주 한국노동교육원에서 열리고 있는 남반구노조연대(SIGTUR) 서울대회는 제3세계 노동운동의 대표적인 국제연대회의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의 민주노총, 남아프리카공화국노총인 코사투(COSATU), 프롤레타리아정당을 결성해 정권을 넘보는 브라질노총 쿠치(CUT), 동티모르노총(준) 등 남반구 14개국 진보노총 관계자 200여명이 참가해 어깨를 겯고 노동운동의 미래를 모색한다. 남반구노조연대 가입 조직은 코사투처럼 총파업과 같은 강력한 투쟁을 펼치고 있는 진보노총, 모진 탄압 아래 고난에 찬 투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노조,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노총처럼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선 국제연대를 꾀하는 노조로 크게 나뉜다.

대회 참석차 서울에 온 코사투 수석 부위원장 조셉 은코시(39)는 지난 50여년간 모진 탄압과 수많은 희생 속에 전개된 남아프리카공화국 노동운동의 역사를 잇는 ‘젊은 활동가’다. 학교를 졸업한 뒤, 모든 흑인들이 그랬듯,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정책)을 뚫고 일자리를 찾아 헤매다 5년 만에 광산회사에 취직한 그는 곧바로 ‘투사’의 길에 들어섰다. 지난 87년 전국광산노동조합에 몸담고 있던 시절에는 광산노동자 총파업을 주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노동운동은 곧, 한국노동운동이 그렇듯 민주화운동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일까. 그는 한때 아파르트헤이트 반대투쟁의 근거지였던 통일민주전선 활동가로 일하는 등 민주화운동에 적극 뛰어들기도 했다. 90년대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지부장을 맡은 뒤 남아프리카공산당 건설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그는 코사투 안에서 ‘쾌활하고 거침없는 인물’로 불리고 있다.

코사투나 한국노동운동 모두에 요즘 최대 이슈는 국가기간산업 민영화다. 그런 점에서 남아공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및 공공자산의 사유화 조처에 저항하고 있는 코사투에 이번 대회는 투쟁 경험을 공유하고 공동 행동을 모색하는 자리다. 이렇듯 지구 남반구의 제3세계 노동운동이 안고 있는 고민과 과제는 비슷하다. 대부분의 노동조합들이 반독재민주화운동, 민족해방운동, 사회변혁운동의 일부를 이루며 성장해온 것만 봐도 그렇다. 이번에 내건 과제는 ‘새로운 노동자 국제주의’와 ‘단결’이지만, 노동‘운동’ 그 자체가 제3세계 노동운동의 미래라는 점을 확인하는 대회이기도 하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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