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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인권이 흐르는 ‘펑크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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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11-0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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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정용 기자)

‘Hongulmamotaya’(한국말 몰라요), ‘Onyonghasayo(안녕하세요)’. 어눌한 한국어 발음으로 적혀 있는 이 제목들은 최근 발매된 브루스 리밴드의 음반 의 수록곡들. 한살 때 미국으로 이민간 밴드의 리더 마이크 박(32)의 작품이다. “한국말은 잘 모르지만 내가 한국사람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인터뷰용 발언이 아니다. 레코드 재킷의 뒷면에 찍혀 있는 태극 마크. 이 음반이 발매된 아시안맨 레코드의 로고인 이 마크도 그의 창작품으로 마이크 박은 이 레이블의 대표이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들으면서 자랐죠. 펑크음악을 하면서 음반 제작도 펑크의 정신인 D.I.Y로 하기 위해 아시안맨 레코드를 만들었습니다.” 96년 부모님의 집 차고에서 설립한 아시안맨 레코드는 현재 28개 인디밴드들이 소속되어 활동하면서 5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려 미국의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인디 레이블로 자리잡았다.

아시안맨 레코드라는 이름 때문에 미국 내 음악계에서도 소외받는 아시아 뮤지션들을 위한 레이블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 레이블은 “인종과 피부색을 뛰어넘어 사회적 약자들의 화합과 단결”을 추구한다.

“백인 동네에서 자라면서 어릴 때부터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어요. 학교 다닐 때 아이들이 저에게 붙였던 브루스 리라는 별명도 사실 놀림감이었죠.” 기존의 권위와 선입관에 반발하는 펑크음악을 하면서 반인종차별주의는 그의 신념이 됐고, 그는 뮤지션이라는 이름 못지않게 인권운동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매년 뜻을 같이하는 밴드들과 미국, 캐나다, 일본 등을 순회공연하며 벌이고 있는 ‘Plea For Peace’는 그 일환으로 벌이는 행사. 공연수익의 상당부분을 반인종차별 단체와 빈민가, 그리고 난민들을 위한 구호 운동기금으로 기부하고 있다.

“음악으로 인종적 편견을 없애는 게 저와 제 밴드, 그리고 아시안맨 레코드의 꿈입니다.”


올해 두번의 공연에서 한국 팬들과 처음 만난 마이크 박은 한국에서의 음악활동과 인권활동에도 이제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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