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이 단순한 퍼포먼스나 기자들을 위한 잔칫상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상봉의 확대 요구와 상봉의 방식에 대한 활발한 제안이 시민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이제 중요한 건 이 기운을 제대로 활성화하는 것이다.
“기자들은 남의 불행을 먹고사는 사람들이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취재했던 어떤 외국 기자의 말이다. 상봉의 순간들은 헤어졌던 가족과 만나는 당사자들에게 물론 잔칫날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취재진들에게도 잔칫날이었다. 이산가족의 감격스런 만남은, 직업상 남의 불행을 먹고 살기 쉬운 기자들에게도 스트레스 해소와 에너지 재충전의 기회를 톡톡히 주었을 것이다. 또한 그 순간들을 굳이 색안경 끼고 보지 않는 한, 그때만은 ‘행복한 사건’이란 뉴스를 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을 것이다.
감격의 나흘, 그 이후 지금까지 여러 가지 견해들이 나왔다. 사건이 큰 만큼 그에 대한 이야깃거리도 많기 때문일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말 것, 이번에 상봉단에 끼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지속적인 배려를 할 것, 상봉 후유증 문제를 염두에 둘 것 등 상봉에 직접적인 연관을 가진 문제에 대한 지적과 함께, 더 나아가 남북화해와 교류 전반에 대한 비판, 격려, 제안들도 많았다. 또한 남북한 각각 100명씩의 상봉단이 갖는 의미를 지나치게 과장한다거나 아니면 지나치게 축소한다거나 하는 논쟁들도 있었다. 어느 것 하나 앞으로의 개선과 발전을 위해 간과해서는 안 될 것들이지만, 이와 함께 잊지 말 것은 다각적인 면에서 “이산가족 상봉, 그것이 무엇인가?” 하는 물음을 던져보는 일이다. 그것에 대한 답으로 한 가지 가정해 볼 수 있는 것은 이산가족 상봉이 한반도 문제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라는 것이다. 이 말은 이미 1970년대에 획기적으로 변하는 사회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사용되었던 표현인데, 최근 <뉴요커>의 칼럼니스트 말콤 글래드웰이 좀더 넓은 사회 문화 영역에 적용하면서 체계적으로 개념화했다. 작은 것이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빠른 ‘전염성’이 있으며, 변화가 극적인 어느 순간에 발생한다는 현상에 붙여진 이름이 티핑 포인트다. 즉 작은 것에서 출발하여 커다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변화 가능성’과 이미 ‘티핑’이 되었을 때는 그 진행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티핑 포인트의 중심 개념이다. 그런데 이런 변화 진행 방식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것일 수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이산가족 상봉은 위와 같은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것은 작고 소박한 것으로부터의 출발이었다(하지만 그것이 인간성에 대한 호소인 이상 상당한 잠재 에너지를 지닌). 그 전염성 또한 강했다. 첫 번째 만남 이후 상봉 기회의 확대와 구체적 실현 방법에 대한 더 큰 요구는 정책적 차원 이전에 일반 시민들로부터 나왔고, 남북 이산가족 이외에 남한 내 다양한 형태의 이산가족 찾기 운동도 일기 시작했으며, 직장 등의 이유로 부모와 떨어져 사는 사람들이 갑자기 부모에게 전화하고 가족끼리 만나는 기회를 자주 갖고자 하는 현상도 보였다. 그것은 하찮은 일이 아니었다. 극적인 변화 가능성 또한 갖고 있었다. 그리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것이 한반도에서 효과적 변화의 시발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으려 하는 것도 티핑 포인트 이론이 지적하는 특성에 부합한다. 사회 심리적으로 보면, 사람들은 변화를 외치지만 정말 변화될 것이라는 것을 잘 믿지 않는다. 심지어 어떤 변화의 시도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눈앞에 현실로 확실히 입증하기 전까지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주장하는 경향을 갖기 쉬운 것이다. 이것은 다른 사회 문화 현상에서도 자주 관찰된다. 그래서 티핑의 지점을 포착하기란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그 지점을 지나가면 한번 ‘튕긴’ 것을 제어하기도 어렵다. “약간만 힘을 실으면 점화될 수 있다” 그렇다고 티핑 포인트에 의한 변화의 진행이 모두 우연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위한 우선적 과제 수행에 초점을 맞추며 필요한 개입으로 이루어내는 노력의 산물인 경우가 많다. 티핑 포인트에 대한 인식은 변화를 위한 잠재력, 폭넓게 설득력을 갖는 기획, 효과적 실행 등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당신 주변을 둘러보라. 당신 주변이 도무지 움직일 것 같지 않은 무자비한 공간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약간만 힘을 실어주면- 힘을 실어주어야 할 바로 그 자리에- 그곳은 점화될 수 있다”는 글래드웰의 말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이산가족 상봉이 단순한 퍼포먼스나 언론들을 위한 잔칫상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폭넓게 관찰할 수 있다. 그것은 상봉의 확대 요구와 상봉의 방식에 대한 활발한 제안이 시민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나오고 있다는 점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운을 제대로 활성화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행중인 과제에 대한 전략적 태도, 실용적 마인드, 창조적 제안 등이 필요할 것이다. 김용석/ 전 로마그레고리안대 교수·철학 uchronia@netsgo.com

감격의 나흘, 그 이후 지금까지 여러 가지 견해들이 나왔다. 사건이 큰 만큼 그에 대한 이야깃거리도 많기 때문일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말 것, 이번에 상봉단에 끼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지속적인 배려를 할 것, 상봉 후유증 문제를 염두에 둘 것 등 상봉에 직접적인 연관을 가진 문제에 대한 지적과 함께, 더 나아가 남북화해와 교류 전반에 대한 비판, 격려, 제안들도 많았다. 또한 남북한 각각 100명씩의 상봉단이 갖는 의미를 지나치게 과장한다거나 아니면 지나치게 축소한다거나 하는 논쟁들도 있었다. 어느 것 하나 앞으로의 개선과 발전을 위해 간과해서는 안 될 것들이지만, 이와 함께 잊지 말 것은 다각적인 면에서 “이산가족 상봉, 그것이 무엇인가?” 하는 물음을 던져보는 일이다. 그것에 대한 답으로 한 가지 가정해 볼 수 있는 것은 이산가족 상봉이 한반도 문제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라는 것이다. 이 말은 이미 1970년대에 획기적으로 변하는 사회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사용되었던 표현인데, 최근 <뉴요커>의 칼럼니스트 말콤 글래드웰이 좀더 넓은 사회 문화 영역에 적용하면서 체계적으로 개념화했다. 작은 것이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빠른 ‘전염성’이 있으며, 변화가 극적인 어느 순간에 발생한다는 현상에 붙여진 이름이 티핑 포인트다. 즉 작은 것에서 출발하여 커다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변화 가능성’과 이미 ‘티핑’이 되었을 때는 그 진행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티핑 포인트의 중심 개념이다. 그런데 이런 변화 진행 방식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것일 수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이산가족 상봉은 위와 같은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것은 작고 소박한 것으로부터의 출발이었다(하지만 그것이 인간성에 대한 호소인 이상 상당한 잠재 에너지를 지닌). 그 전염성 또한 강했다. 첫 번째 만남 이후 상봉 기회의 확대와 구체적 실현 방법에 대한 더 큰 요구는 정책적 차원 이전에 일반 시민들로부터 나왔고, 남북 이산가족 이외에 남한 내 다양한 형태의 이산가족 찾기 운동도 일기 시작했으며, 직장 등의 이유로 부모와 떨어져 사는 사람들이 갑자기 부모에게 전화하고 가족끼리 만나는 기회를 자주 갖고자 하는 현상도 보였다. 그것은 하찮은 일이 아니었다. 극적인 변화 가능성 또한 갖고 있었다. 그리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것이 한반도에서 효과적 변화의 시발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으려 하는 것도 티핑 포인트 이론이 지적하는 특성에 부합한다. 사회 심리적으로 보면, 사람들은 변화를 외치지만 정말 변화될 것이라는 것을 잘 믿지 않는다. 심지어 어떤 변화의 시도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눈앞에 현실로 확실히 입증하기 전까지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주장하는 경향을 갖기 쉬운 것이다. 이것은 다른 사회 문화 현상에서도 자주 관찰된다. 그래서 티핑의 지점을 포착하기란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그 지점을 지나가면 한번 ‘튕긴’ 것을 제어하기도 어렵다. “약간만 힘을 실으면 점화될 수 있다” 그렇다고 티핑 포인트에 의한 변화의 진행이 모두 우연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위한 우선적 과제 수행에 초점을 맞추며 필요한 개입으로 이루어내는 노력의 산물인 경우가 많다. 티핑 포인트에 대한 인식은 변화를 위한 잠재력, 폭넓게 설득력을 갖는 기획, 효과적 실행 등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당신 주변을 둘러보라. 당신 주변이 도무지 움직일 것 같지 않은 무자비한 공간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약간만 힘을 실어주면- 힘을 실어주어야 할 바로 그 자리에- 그곳은 점화될 수 있다”는 글래드웰의 말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이산가족 상봉이 단순한 퍼포먼스나 언론들을 위한 잔칫상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폭넓게 관찰할 수 있다. 그것은 상봉의 확대 요구와 상봉의 방식에 대한 활발한 제안이 시민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나오고 있다는 점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운을 제대로 활성화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행중인 과제에 대한 전략적 태도, 실용적 마인드, 창조적 제안 등이 필요할 것이다. 김용석/ 전 로마그레고리안대 교수·철학 uchronia@netsg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