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에 스티커를 붙여주세요
마음 보태는 세 가지 방법
등록 : 2014-09-02 18:19 수정 :
희망은 언제나 작은 발걸음부터 시작했다. 나의 사소한 행위가 누군가의 지친 어깨를 두드려준다.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해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수백억원대 손배·가압류를 당한 노동자를 돕기 위해 ‘노란 봉투’에 돈을 넣어 보내는 작은 움직임들은 사회를 움직이는 큰 물결이 됐다.
가난한 비정규직 노동자인 설치·수리 기사들에게 지금까지 콜은 ‘두려운’ 존재였다. 쉬지 않고 울려대는 ‘콜’을 받아 고객의 집을 찾았고, ‘해피콜’(고객만족도 조사 전화)에서 낮은 평가를 받을까봐 노심초사해야 했다. ‘진짜 해피콜’이라고 이름 붙인 캠페인은 설치·수리 기사들에게 희망을 전해주자는 제안이다.
마음을 보탤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첫째, 소비자로서 집에 스티커(그림 참고)를 붙여두고, 다음 5가지 약속을 한다. 1) 방문 기사에게 ‘물 한 잔’ 대접하기 2) 일요일과 명절에 부르지 않기 3) 시간에 쫓기지 않도록 방문 시간 여유 있게 정하기 4) 평가 설문에 “좋은 서비스하는 기사님을 원청회사가 직접 고용해주세요”라고 답하기 5) 설치·수리 기사들의 노동권을 응원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리기
둘째, 9월2일 광화문 일대에서 펼쳐지는 ‘저잣거리’에 참여한다. 두 달 가까이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티브로드와 씨앤앰 비정규 노동자들을 응원하는 자리다. 노동당, 녹색당, 환경운동연합 등이 한가위 명절을 거리에서 보내야 할지 모를 노동자들을 위해 함께 송편을 빚고 전을 부친다. 벼룩시장도 열린다. 노점의 수익금은 전액 기부된다.
셋째, 해고된 설치·수리 기사들의 긴급생계비와 노동권 확보를 위한 행동에 쓰일 기금을 모금하는 운동에 참여한다. 후원 계좌(우리은행 1002-780-812640 황철우: 진짜 해피콜)로 직접 돈을 보내거나, 자동이체 신청(이름, 생년월일, 월 약정액(3천원·5천원·1만원 중 선택), 연락처, 계좌정보를 적어서
hopelabor@jinbo.net으로 보내거나 010-5696-2550으로 문의전화)하면 된다.
기금을 모으는 첫 발걸음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사회적 연대’의 상징이 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뗐다. 백 소장은 씨앗돈에 보태라고 붓글씨 작품을 내놨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도 ‘없는 살림’에 200만원을 모아 전달했다. 쌍용차지부는 2009년 옥쇄파업 이후 47억원의 손배·가압류를 물어내야 할 처지다. 연이자만도 9억8천만원에 이른다.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경제적인 어려움은 의지나 신념만으로 버티지 못한다. 우리보다 열악한 조건에서 싸우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월 99만원의 최저생계비만 받고 있는 쌍용차 노조 간부들이 흔쾌히 지갑을 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