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늘어나는 ‘질 나쁜 일자리’
인력공급업체의 고속성장 뒤엔
등록 : 2014-07-22 14:47 수정 :
고용형태공시 속엔 정규직인 듯 정규직 아닌 노동자가 숨겨져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7월1일 내놓은 보도자료를 보면, 상시 300명 이상 노동자가 있는 기업 2942곳에서 일하는 직접고용(기간제 포함) 노동자는 348만6천 명으로 조사 대상 노동자(436만4천 명) 가운데 79.9%를 차지한다. 이를 보면 직접고용 노동자가 생각보다 꽤 많아 보인다.
그러나 직접고용 노동자 분류 안에는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 노동자 60만6천 명이 포함돼 있다. 고용형태공시 속 ‘소속외근로자’(로 적고 간접고용 또는 사내하청 노동자로 읽히는) 87만8천 명에 근접하는 수다.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으로 분류된 기업을 찾아보면 대부분이 인력공급업, 고용알선업, 경비 및 경호 서비스업,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서비스업이다.
이러한 기업의 고용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고용형태공시를 통해 이번에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 가운데 인원이 제일 많은 것으로 공시된 케이텍맨파워는 상시근로자 수만 1만 명이 넘는다. 두 번째로 많은 곳은 케이티씨에스(9094명)로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서비스업을 하고 있다. 세 번째는 인력파견업체인 유니에스(9536명)다. 네 번째는 에스텍시스템으로 경비 및 인력파견업체다. 7927명을 모두 기간 없는 상시근로자로 공시했다. 정규직이라지만 평균 근속연수는 4년에 불과하다. 여성 노동자의 근속연수는 1.9년에 평균연봉은 1985만원 정도로 열악한 일자리다.
다음은 지앤지라인(7164명), 제니엘(6574명), 삼구아이앤씨(6656명) 등 인력공급업체가 뒤를 이었다. 인력공급업체인 맨파워코리아(5400명)는 기간 없는 상시근로자로 178명을 공시해, 실제 파견 나간 인원이 5222명(기간제 4365명, 기타 857명)임을 정확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노동형태는 계약된 업체에 파견 나가 일정 기간 일하는 게 대부분이다. 박점규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위원은 “인력파견업은 파견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가 사용업체에 파견하는 업종으로 정규직이라고 공시했어도 비정규직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력공급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견을 늘리고 있는 업체는 열악한 중소기업이 많다. 판매서비스, 제조물류, 식음료서비스 쪽이다. 근무환경이 열악하다보니 이직이 잦다”고 말했다.
‘질 좋은 일자리’와 거리가 먼 국내 인력공급업은 계속 성장 중이다. 케이텍맨파워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2101억1400만원을 기록했다. 9년 전인 2005년(542억7500만원)에 견줘 387% 성장했다. 현재 2천 명 이상 상시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 업체는 48곳에 이른다.
이 업종이 커진 데는 고용유연성을 확대하기 위한 정부의 파견법 재개정이 있었다. 1998년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 업무를 제외한 26개 직종에 파견을 허용했던 법은 2006년 32개 업종, 191개 직종으로 그 범위를 확대했다. 파견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서 인력공급업체의 고용 규모가 대기업 못지않게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