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이빨의 결심
등록 : 2001-10-30 00:00 수정 :
“나에게 화려한 승리를 안겨준 덴마크에서 영원히 살고 싶다!”
10월14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1년 만에 열린 복귀전에서 덴마크의 권투 영웅 브라이언 니엘센을 7회 TKO로 물리치고 복귀에 성공한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35)이 덴마크에 눌러살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덴마크의 인기 대중잡지 <세&호에르>(‘보고 듣기’라는 뜻)는 최근호에서 “타이슨이 코펜하겐 교외의 울창한 숲 속에 있는 저택을 구입해 그곳에서 ‘영원히’ 살기로 했다”면서 “이미 집의 매매계약서에 서명을 했다”고 전했다. 잡지는 이어 “타이슨은 9월11일 미국에서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한 뒤로 덴마크에서의 생활을 매우 안전하고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슬람 교도인 타이슨은 최근 미국 테러 참사에 대해 “일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행동만으로 이슬람교 전체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며 “1995년 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폭탄 테러범 티모시 맥베이는 기독교인이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코펜하겐에 머물고 있는 타이슨과 그 측근들은 이 저택에 머물며 내년 봄께로 예상되는 세계 타이틀전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전에서 승리한 타이슨은 현재 세계권투평의회(WBC) 선수 순위 1위에 올라 있어, 11월18일 벌어지는 세계권투평의회·국제권투연맹(IBF) 통합 챔피언전 하심 레이먼과 레녹스 루이스 경기의 승자와 지명 타이틀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통산 전적 49승3패(43KO)를 기록하고 있는 타이슨은 자신의 핵주먹만큼이나 요란한 사생활과 난폭한 행동으로 ‘링 위의 난폭자’라거나 ‘핵이빨’이란 별칭으로 불린다. 92년 미스 미국을 성폭행한 혐의로 3년 동안 복역했던 그는 지난 7월에도 50대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선고를 받았다. 9월에는 또다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로부터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자신의 호화주택을 압수수색당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97년 6월 에반더 홀리필드와의 경기에서는 불리한 상황에 몰리자 홀리필드의 귀를 이빨로 물어 뜯어내는 비열한 모습을 보여 실격패와 함께 핵이빨이란 오명을 얻었다.
이상록 기자/ 한겨레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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