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사와 서울시 주최로 ‘아시아 청년 사회혁신가 국제포럼-청년 아시아의 미래를 열다‘ 행사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시청에서 열리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보여주기식 아닌 진정성으로” 이어진 세션 프로그램에서는 모두 4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아시아 청년 혁신가들의 사업 소개와 토론이 벌어졌다. 아시아 지역에서 사회적 혁신이 필요한 이유를 주제로 한 첫 세션에서 인도네시아 사회적 기업 지원단체 ‘언리미티드 인도네시아’의 대표 로미 차햐디는 복잡한 아시아 지역에 나타나는 역설적인 통계자료를 제시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아시아 지역의 경제성장률은 7%였다. 경제 고성장으로 아시아에는 복잡한 문제가 쌓여 있다. 예를 들어 아시아 지역의 빈곤율은 12.5%다. 산림 벌목 현상도 심각해 2초마다 축구장 2개 면적에 해당하는 숲이 사라지고 있다. 청년 사회혁신가가 이런 아시아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시아의 사회적 환경에서 민주적 사업 운영이 가능한지를 묻는 청중의 질문에 필리핀 빈곤 지역 여성과 함께 패션 상품을 만드는 ‘래그스 투 리치스’(R2R)의 리스 페르난데스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게 없는 다양한 경험을 가진 지역사회로부터 배운다는 마음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사업의 의사결정도 지역사회 장인들에게 많은 권한을 줘 존중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과 국내외 숲 조성 사업을 연결해 주목받고 있는 ‘트리플래닛’의 김형수 대표는 “일반 기업에서 하는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정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 몽골에 조성한 숲의 경우 지역 주민들을 고용하고 지역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청년 사회혁신가의 조건’에 대한 참석자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이들은 ‘무모함’과 ‘절박함’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저가 보청기 공급으로 저소득 난청인의 어려움을 덜어준 ‘딜라이트’의 김정현 대표는 “사회적 기업을 하기에 청년들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은 비현실적인 꿈을 꾸거나 기존 것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약간의 무모함, 그리고 성공 가능성보다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16년 전부터 출산 여성의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요시오카 마코 일본 ‘마드레보니타’ 대표는 “창업 당시에는 ‘사회혁신가’라는 단어조차 몰랐고, 창업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저 출산 뒤 건강 영역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는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여성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m 정도 걸어오다보니 사업이 점점 확장돼갔다. 사람들은 나에게 용감하다고 말하지만, 나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의 청년 사회혁신가들은 ‘달콤한 성공담’만 꺼내놓지 않았다. 포럼 현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건, 이들이 겪었던 ‘위기의 순간들’에 대한 소개였다. 로미 차햐디는 “사회적 기업은 어떤 배경에서 출발하느냐에 따라 어려움도 다르다고 본다. 공익적 영역에서 출발했다면 기업가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기업이 운영되는 방식을 깨닫는 것이다. 공익적 부분과 기업 영역에서 활동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적 배경에서 일을 시작한 경우에도 공익적 분야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처할 수 있는 어려운 상황은 다양하다. 돈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의 꿈을 계속 좇아야 할까? 반대로, 돈이 너무 많으면 무엇을 해야 하나? 그래도 우리의 꿈을 계속 좇아야 하나, 아니면 다른 일을 해야 하나?” 사회혁신가가 겪게 될 ‘내적 갈등’에 대한 경험도 나왔다. 베트남에서 책임여행과 소액금융지원(마이크로파이낸스) 사업을 하고 있는 ‘블룸 마이크로벤처스’의 대표 로안응우옌은 “가장 큰 어려움은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었다. 또 가족이 내가 하는 일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어떻겠는가? 그러나 어느 시점이 오면 성숙하게 내가 하는 일에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청년 사회혁신가 지원단체인 씨즈의 김영석 사무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청년 사회혁신가에게 자원과 경험의 부족은 항상 존재한다. 스스로 처음에 무엇을 하고자 했는지, 처음에 문제로 생각했던 것을 풀어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좀더 고민했으면 좋겠다. (청년 사회혁신가를 위한) 지원과 제도는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소셜 미션을 지향하는 마음은 스스로 계속 동기부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원순 시장 “확실하게 돕겠다” 앞서 포럼 현장에는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과 서형수 풀뿌리사회적기업가학교 교장, 송경용 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정영무 한겨레신문사 대표이사는 개회사를 통해 “이번 포럼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시아 청년 혁신가의 공동체가 꾸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상 메시지를 보낸 박원순 서울시장은 “앞으로 이 활동이 확장될 수 있도록 서울시도 확실하게 돕겠다”고 말했다. 아시아 청년 사회혁신가들은 포럼 다음날인 7월4일 오후 서울시청에 모여 아시아 차원에서 함께 진행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으는 등 향후 활동에 대한 논의를 했다(상자 기사 참조). 혁신을 나누는 아시아 차원의 거대한 공유를 향한 ‘첫걸음’을 뗐다. 글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박선희 인턴기자 starking0726@naver.com·사진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