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달간 언론은 국회에서 쏟아낸 숱한 폭로들을 그대로 인용해 중계했으며, 의원들이 의혹을 제기하면 언론이 주요기사로 다루는 메커니즘이 완전히 정착됐다고 비판합니다. 또 언론이 사실확인은커녕 당사자의 반론조차 싣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보도자료를 인용해 의혹을 보도했다가 의원이 발언을 취소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오보를 낸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미디어오늘>은 “어찌 보면 막가는 것은 이 땅의 정치권이 아니라 언론인지도 모른다”고 통탄합니다. 일부 신문이 정당의 확성기 노릇을 하고, 자사 이기주의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입맛대로 보도를 했다는 것입니다. 선거보도에서 본말이 전도된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92년 대선 사흘 전에 터진 초원복집 사건. 부산지역 기관장 8명이 모여 김영삼 민자당 후보 지지결의를 한 사실이 국민당의 도청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선일보>는 공무원들이 지역감정을 앞세워 선거에 개입한 중대 사안은 외면한 채, ‘부산사건은 음해공작, 기필코 승리’라는 표제로 도청을 문제삼았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더욱 대담해졌습니다. 언론은 외부에 대한 감시 못지않게 내부 감시가 이뤄져야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 세무조사에 대한 앙갚음만 있을 뿐, 국민의 알 권리는 오간 데 없습니다. 이는 곧 언론개혁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입증합니다. 특히 내년 대선이 우리 정치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 위해서는.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내년 대선이 공명선거가 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여당 총재직을 떠나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해야 한다”고 합니다. 옳은 지적입니다. 이와 함께 그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내부 감시기능이 마비된 언론을 정간법 개정 등으로 바로잡고, ‘수구권력적 신문과의 부적절한 동행’을 끝내는 것입니다. 한겨레21 편집장 정영무 young@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