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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독립영화 감독들의 ‘깜찍한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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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10-3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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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씨네21 이혜정 기자)

독립영화 감독들이 메가폰 대신 악기를 집어들었다. 한국 독립영화의 큰형님, 김동원 감독에서 20대 초반의 민동현 감독까지 6명의 영화인들이 모여 준비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깜장 고무신’(가칭). 12월1일 열리는 한국독립단편영화제의 개막식 축하공연을 준비하는 이들은 요즘 영등포구의 한 허름한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 깜찍한 반란은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영화평론가 이효인씨의 아이디어다. 밴드의 매니저를 자처하는 이씨는 “영화판의 최정예 멤버들이 총집합했다”며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능가하는 실력을 선보이겠다”는 자신감(?)를 피력했다. 고교 밴드 출신의 세컨드 기타 김동원(46) 감독과 70년대 말 명동까지 진출한 실력을 자랑하는 건반의 황규덕(42) 감독은 후배들보다 더 설레는 표정. 영화 <어머니의 사랑은 끝이 없어라>의 음악을 만든 후배 김일안(32·기타)의 지도편달에 어린 학생처럼 잘 따르고 있다.

드럼을 연주하는 강만진 감독은 중앙대 밴드 ‘블루 드래곤’ 출신. 보컬은 “노래방 오디션 결과 독립영화계 최고 실력으로 판명된” 이규만 감독이 맡았다. 여기에 악기를 날라주러 왔던 막내 민동현 감독(25)이 베이스로 합류해 <와이키키 브라더스>에 출연했던 ‘오! 브라더스’로부터 매일 개인지도까지 받고 있다.

“선곡으로 승부하겠다”는 매니저가 밝힌 이 밴드의 레퍼토리는 극비사항이라고. 그러나 비밀스런 분위기가 전혀 없던 밴드의 회의에서 크라잉 넛의 <말 달리자>, 김일안씨의 창작곡 <내버려 둬>, 70∼80년대 대학가에서 떠돌던 <영자송> 등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쉽게 알아냈다.

“전세계 모든 영화제에 축하공연 게스트로 초대받는 게 우리 밴드의 목표예요.” 당찬 포부를 밝히는 깜장 고무신. 이번 영화제는 상영작들보다 더 설레게 하는 개막공연으로 관객들의 ‘접선’을 준비하고 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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