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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독거노인에게 주치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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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10-3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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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용호 기자)

“몸이 아파도 보건소조차 찾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습니다. 더 많은 의사 선생님들이 주치의 결연운동에 동참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황현규(28) ‘독거노인 주치의맺기 운동본부’(www.silvermed.or.kr) 사무차장(사회복지사)은 인터뷰 내내 홀로 사는 노인들의 열악한 의료현실에 대한 의사들의 관심과 참여를 강조했다.

운동본부는 지난해 3월 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인 독거노인들에게 직접 ‘히포크라테스’의 손길을 닿게 해주겠다는 포부를 안고 문을 열었다. 대한가정의학회와 가정의학개원의협의회가 생명의 전화와 손잡고 시작했다. 지난 10월14일엔 대한노인임상의학회 참가 의사 20여명이 한꺼번에 가입하면서 참여 주치의 수가 200명을 넘어섰다. “여전히 수많은 독거 노인들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랍니다. 앞으로도 각종 학회 등을 찾아 우리 활동을 알리고 의사 선생님들의 도움을 청할 계획입니다.”

운동본부에선 65살 이상의 혼자 사는 노인 중 움직이기가 힘든 이들에게 주치의를 결연해 직접 왕진을 받게 해주고 있다. 한국의 노인 1인 가구 수는 대략 20만 정도. 가장 큰 문제는 온갖 노환과 질병에 시달려도 돌봐줄 이가 없다는 점이다. 보건소에선 무료 진료를 받을 수 있지만, 거동이 불편한 탓에 혼자서는 접근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그런 이들에게 주치의의 방문진료는 가장 좋은 대안이다. “방문진료는 심리적 치료효과도 탁월합니다.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로선 ‘어려우신’ 의사 선생님이 직접 찾아와줬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가 봅니다.” 원래 서울 약수복지관에서 노인복지를 담당했던 황씨는 “독거 노인들의 힘겨운 의료현실을 안타깝게 지켜보다 주치의맺기 운동의 취지에 공감해 실무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요즘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어떻게 참여 주치의들을 늘릴 것이냐이다. 주치의들은 각자 사정에 따라 1명에서 많게는 10여명까지의 노인들을 맡아 한달에 한번 이상 무료 왕진활동을 한다. 그는 “종합병원 의사들의 경우 의약분업 때문에 처방전 발급이 쉽지 않아, 참여하고 싶어도 못한다는 이들이 많다”며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문의: 02-6212-8885).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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