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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가장 먼저 전문가가 되라”


가토 데쓰오 ‘월드 인 아시아’ 운영이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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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6-12 17:06 수정 : 2014-06-1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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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가토 데쓰오 ‘월드 인 아시아’(World in Asia) 운영이사는 일본 사회적 기업가 그룹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경영 컨설턴트 출신인 그는 일본의 사회적 기업가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NPO) ‘에틱’(ETIC·Entrepreneurial Training For Innovative Communities)에서 일본 지역 거점에 사회적 기업가를 배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며, 캄보디아에서는 NPO 활동에 참여하며 공정무역 실크를 생산·판매하는 경영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오사카 출신인 그는 어려서부터 요양생활을 할 만큼 천식·아토피 등 공해병을 심하게 앓았는데 “이러한 개인적 경험이 사회가 해결할 수 없는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한 계기였다”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가로서 그가 걸어온 길은 쉽지 않았다. “21살 때 우연히 미국 언론 <와이어드>에 실린 이노우에 히데유키(ETIC의 초창기 운영진이자 사회적 기업가. 현 게이오기주쿠대학 교수)가 쓴 글에서 처음 ‘사회적 기업’이라는 단어를 봤다. ‘이런 방식이라면 세계가 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무작정 이노우에를 찾아가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그 만남에서 “20대에 사회적 기업을 하는 건 무리”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때는 이유를 묻지 않았는데, 나중에 경험해보니 알 수 있었다. 사회적 기업가가 자본금을 빌리기 위해서는 매 순간 인생을 걸고 전문가(프로페셔널)로 거듭나야 하더라. 또 사업의 취지를 이해하는 좋은 투자자가 없다면 시간도 낭비하고 성공할 수도 없다. 이 두 가지가 양립해야 하는데 경험이 없는 20대에 이를 갖추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간간이 사회적 기업 활동을 해왔지만 발상의 한계에 부딪힌 그는 2009년 아시아로 긴 여행을 떠났다. “미국 같은 나라의 비즈니스 경험은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포인트를 아시아의 여러 나라 안에서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떠났다.” 여행에서 아시아의 여러 사회적 혁신가를 만났다. 그 기록은 책 <혁신의 탄생>(에이지21 펴냄)으로 엮였다.

“아시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해에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다. 자연스럽게 재난이 발생했을 때 피해 지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비즈니스는 뭘까로 이어졌다.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는 계기도 그렇게 마련된 것이다.” 그는 재미 일본인 투자자가 운영하는 ‘기브 투 아시아’(Give2Asia) 재단을 설득해 동일본 피해 지역 사람들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NPO 9곳에 투자하도록 만들었다. “재단을 설득할 때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했다. ‘피해 지역 주민 10만 명의 생활(삶의 질)을 재건하겠다’고 말했다. 재단에서는 이런 접근이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생각해 흥미를 가지게 됐다.”

그는 14년 전 이노우에를 찾아간 자신처럼 20대 새내기 사회적 기업가를 만난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건 힘을 기르는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전문지식 올림픽이 있다면 나갈 정도의 전문가가 돼라. 서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사회제도 자체가 점점 경직되어가는데 이런 때일수록 전문가와 기업가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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