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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탈세사학’ 뿌리 뽑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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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10-17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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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대 박원국 이사장에 세금 추징… 관선이사 파견 등 학교 정상화 계기 삼아야

사진/ "박원국 이사장님, 제발 물러나주세요!" 지난 10월11일 교육부 앞에서 밤샘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최영진(20·전산학 3)씨.(이정용 기자)
덕성여대 박원국 이사장이 2억3천여만원의 세금을 추징당하게 됐다. <한겨레21>은 367호 성역깨기 “정치권 연줄로 사학을 지킨다”에서 서울 쌍문동 일대 박원국 이사장 소유의 땅이 종합합산과세 대상지인데도 분리과세 대상지로 둔갑해 한해에 수천만원씩 세금을 내지 않은 사실을 추적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도봉구청 감사과는 최근 탈세의혹이 제기된 박 이사장의 소유지에 대해 1997년부터 2000년 4년간에 해당하는 세금을 소급추징하기로 했고, 서울지검 북부지청에서는 박 이사장의 탈세혐의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유지 세금 소급추징에 이의제기 없어

도봉구청 담당 공무원은 지난번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분명 종합과세 대상지라는 판단이 섰지만, 박 이사장쪽의 전방위적 압력에 소신을 꺾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묵인 아래 탈세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에둘러 시인한 셈이다.


도봉구청 감사과 관계자는 “박 이사장쪽과 담당 공무원 사이에 금품이 오갔는지를 집중조사했으나 담당 공무원은 이를 부인했다. 의혹은 있지만 우리가 계좌추적권이나 다른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담당 공무원의 소신을 꺾은 ‘전방위적 압력’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는지 검찰의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박 이사장은 당시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쌍문동 532번지 일대 온고당 땅의 무단형질변경과 탈세의혹에 대해 “내 땅 내 맘대로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 세금 떼먹은 사실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박 이사장은 도봉구청의 소급추징 예고기간 동안 아무런 이의제기를 하지 못했다. 만약 고의적으로 세금을 ‘떼먹은’ 사실이 밝혀진다면 형사처벌도 피할 수 없게 된다. 현행 조세범처벌법은 “사기 기타 부정한 적극적 행위로 세금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10월25일로 예정된 박 이사장의 임기만료 시점을 앞두고 덕성여대는 다시 내홍에 휩싸여 있다. 교수와 학생은 물론 직원과 졸업생까지 가세해 “박 이사장과 이사진 전원퇴진, 관선이사 파견”을 내걸고 단식농성에 들어갔고, 교육부가 자리한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는 연일 24시간 밤샘 1인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8월 교육부는 특별감사를 통해 박 이사장을 포함한 34명의 덕성여대 관계자에게 학사·인사행정의 파행에 대한 책임을 물어 무더기 경고조치했다. 개강 직전 교수 3명을 무단으로 재임용 탈락시키고 11개 강좌를 폐강하는가 하면, 교수 신규채용과정에서 이사장이 총장의 임용제청에 앞서 면접을 하거나 무자격자를 정년보장 교수로 재임용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한달 안에 분규해소 대책을 마련하도록 지시했고, 그뒤 한달간의 시간을 더 줬으나 덕성여대는 지금까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9월28일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박원택 상임이사 등에 대한 명예훼손혐의로 기소돼 분규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현행 사립학교법이 교수들은 기소만 돼도 직위해제를 당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수와 학생들이 “교수들의 발목을 잡는 수단으로 재단이 이번 기소건을 악용할 우려가 높다”며 크게 반발하는 탓에 상황은 점점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형사처벌 받을 수도… 교육부 적극 나서야

덕성여대 안팎에서는 그동안 권력다툼으로 사이가 썩 좋지 않은 걸로 알려진 박원국 이사장과 동생인 박원택 상임이사가 일시적으로 뭉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0월15일로 예정된 분규해소 대책안이 실효성이 없고 재단이사회가 계속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교육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 교육부의 관선이사 파견을 막기 위해 박씨 일가가 전격적으로 이사진을 재구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교수협의회 성낙돈 부회장(교육학)은 “파행적인 재단운영을 비롯해 각종 땅투기와 탈세의혹이 제기된 박 이사장의 자격에 대해서는 교육부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박 이사장이 해임되거나 재임승인을 못 받는다고 해도 박씨 일가가 이사회에 남는다면 덕성여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이 영영 어려워진다”며 교육부의 적극적인 조처를 요구했다. 사립학교 문제의 실질적이고도 상징적인 핵심인 덕성여대 사태가 큰 관심을 모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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