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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성매매를 지구에서 추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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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10-1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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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매매춘이 있었기 때문에 없어질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19세기 미국 산업화의 근간은 미국 전역에서 채찍에 맞으며 목화를 따는 흑인 노예들이었고, 그 당시 노예없는 세상은 상상하기도 힘들었지만 노예제도는 결국 사라졌다. 매매춘도 사라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지난 10월9일부터 11일까지 열린 ‘아시아 성매매 방지 근절을 위한 네트워크 결성과 성매매 방지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캐서린 베리 미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권의 이름으로” 성매매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리 교수는 국제적인 연구자이면서 성착취를 없애기 위한 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는 인권운동가다. 70년대 중반부터 여성에 대한 성폭력의 국제적인 측면에 대해 연구해온 그는 <여성 성노예>(1979) <매매춘>(1995) <세계화 경제와 성착취>(1997) 등 많은 저작들을 발표했고, 이 가운데 <여성 성노예>는 6개 국어로 번역돼 널리 읽히고 있는 이 분야의 고전이다.

또 공공정책들을 제안하고 성매매 여성들을 상담해온 그가 1993년 유엔에 제안한 ‘성매매방지협약’은 스웨덴의 성매매방지법과 일본 청소년보호법의 기초가 됐다. 그가 구상하는 성매매방지법은 성을 산 남성들을 처벌하면서 동시에 성을 판 여성들이 다른 방식으로 자립할 수 있는 자활훈련 프로그램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다.

베리 교수는 또 성매매가 있어야 남성들이 성욕을 배출해 강간과 어린이 성추행이 줄어든다는 ‘신화’에 대해서도 성매매가 일상화한 나라에서 오히려 여성에 대한 폭력과 강간이 늘어난다는 연구를 통해 전혀 근거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단언했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살 수 없다고 믿는다”는 그는 “우리는 성적인 욕구가 있다. 그것은 축복이다. 남성우월주의에 오염되지 않은 아름다운 사랑을 위해 성매매, 포르노, 데이트강간이 없는 사회를 꿈꾸기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박민희 기자/ 한겨레 사회2부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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