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공기업 사무실이 모여 있는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건물 로비의 모습. 검찰 조사 결과, 한국수력원자력 송아무개 부장은 이곳에서 현대중공업 관계자에게 금품을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한겨레 이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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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부장 집에서 발견된 6억원 현금 다발 고위급이 직접 금품을 챙기기도 했다. 김종신 전 한수원 사장은 원전 용수 처리업체인 한국정수공업의 이아무개(75) 대표로부터 각종 계약과 관련한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직 사장으로 있던 2009년 7월부터 반년 가까이 모두 5차례에 걸쳐 500만~5천만원씩 1억3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식당에서 5만원권 지폐를 담은 생수나 와인 상자를 직접 건네받는 식으로 금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전 사장과 함께 근무했던 박아무개(61) 한수원 전 전무도 같은 업체에서 입찰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3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한국정수공업은 2002년부터 10년 넘게 한수원의 원전 용수 처리시설 사업을 맡아온 업체로, UAE 바라카 원전 1∼4호기 건설에도 참여했다. 원전비리수사단의 남은 과제는 한수원·한전 고위급까지 받은 원전 납품업체의 돈다발이 어디까지 흘러들어 갔는지를 밝히는 것이 됐다. 실제로 수사의 방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권력 실세로 꼽혔던 이른바 ‘영포라인’(영일·포항 출신)으로 옮겨붙는 양상이다. 현재 그 중심에는 한국정수공업에서 부회장으로 근무했던 오희택(55·구속)씨가 있다. 그는 영포라인 출신으로 한국정수공업의 이 대표에게 “UAE 공사 계약을 하려면 박영준(53)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돈을 줘야 한다”는 명목으로 모두 13억원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의 일부는 박 전 차관의 측근으로 한나라당 부대변인과 서울시 의원을 지낸 이윤영(51·구속)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는 또 이 대표에게 “경쟁 업체인 한전KPS 임원을 교체하려면 최중경(57) 전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로비를 해야 한다”면서 5천만원을 받아 김만복(67) 전 국정원장의 비서실장(2급)을 지낸 윤영(57·구속) 한국정수공업 고문에게 건넨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당사자들은 금품 로비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이 파악한 한국정수공업의 로비 액수는 80억원에 이르고 있다. 현재 원전비리수사단은 추가 수사 의뢰를 받은 내용을 합해 8월 말까지 수사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수사를 마무리 지으려면 민간인 불법사찰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박영준 전 차관을 소환해 조사하는 과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몸통’이 나타난다면, ‘원전 게이트’급으로 수사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 “원전비리 과징금 50억원으로 확대” 이처럼 검찰의 원전 비리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새누리당 에너지특별위원회는 지난 8월2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당정 협의를 열어, 정부의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한 의견을 조율했다. 에너지특위는 이날 연료비 연동제와 주택용 누진제 축소 등을 언급한 전기요금 체제 개편과 함께 원전 비리 방지를 위한 후속 대책도 언급했다. 새누리당이 내놓은 방안은 “원전 비리와 관련한 형사처벌을 강화하고, 과징금을 현행 최고 5천만원에서 50억원으로 올리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앞으로 원전업계에서 수십억원이 오고가고 수십억원을 과징금으로 물렸다는 소식을 듣지 않으려면 검찰이 풀어야 할 과제가 막중하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