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준족’ 데이비스!
등록 : 2001-09-05 00:00 수정 :
“호세나 우즈도 부럽지 않네….”
한화 이광환 감독은 지난 9월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4번 타자
제이 데이비스(32)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최근 한 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몰아친 미국 메이저리그의 거포 새미 소사를 연상시키듯, 데이비스는 3개의 홈런포를 날리며 팀을 구해냈다. 5타수 4안타 6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10-3 승리를 이끈 것이다.
최근 피말리는 4위 다툼에서 앞서 나가다가 2연패당하며 5위로 추락한 한화로서는 매우 값진 승리였다. 데이비스는 이날 2회초 선제 1점 홈런을 시작으로 3-0으로 앞서던 5회 승부에 쐐기를 박은 3점 홈런, 9회에는 2점 아치를 그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국인 선수 하면 홈런타자 펠릭스 호세(롯데)나 타이론 우즈(두산)를 연상한다. 시원한 홈런포를 뽐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야구 전문가들은 데이비스를 가장 팀 공헌도가 높은 외국인 선수로 추켜세운다.
데이비스는 호세나 우즈 못지않은 ‘슬러거’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안타도 잘 치고, 발도 빠르다. 현재 국내 프로야구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는 모두 23명. 이 가운데 타자는 8명이다. 도루 능력까지 두루 갖춘 외국인 홈런타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데이비스는 말하자면 ‘팔방미인’인 셈이다.
이번 시즌 기록을 보자. 9월4일 현재 홈런 27개로 이 부문 단독 4위에 올라 있다. 이승엽과 함께 홈런 공동선두인 호세(32개), 우즈(30개)와 몇개 차이가 나지 않는다. 타율은 0.348로 4위를 달리고 있다. 호세(0.350)에 이어 외국인 선수 가운데 두 번째다. 타점(89개)부문에서도 5위에 올라 있다. 특히 안타부문에서는 146개로 LG의 이병규(141개)를 제치고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시카고 출신으로 1999년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데이비스는 첫해 고감도 타율(0.328)을 선보였다. 특히 홈런 30개와 도루 35개를 기록하며 ‘30-30클럽’에 가입하면서,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다. 팀이 부진한 성적을 보인 지난해에도 타격 5위(0.334)에 올라 홀로 돋보였다.
김경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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