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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팀 로빈스의 이유있는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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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8-2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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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대표적 진보파 배우로 분류되는 팀 로빈스(43)이 지난 대선 이후 할리우드의 왕따가 됐다. 당시 로빈스는 녹색당 후보 랄프 네이더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다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온 할리우드에 미운 털이 박힌 것이다. 게다가 석연찮은 결과로 고어가 패했으니 최근까지 만나는 사람마다 “당신네 네이더가 우리에게 부시를 안겼다”며 그를 비난해댔다.

팀 로빈스는 최근 미국의 진보잡지 <네이션>에서 장문의 기고를 통해 “내가 왜 비난을 무릅쓰고 네이더를 지지했는가”에 대해서 조목조목 밝혔다. 로빈스는 <뉴욕타임스>를 비롯해 저명한 페미니스트, 동료 영화인들의 뭇매를 맞으면서 네이더를 지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면서 “8년 전이라면 나 역시 지금의 나의 선택에 대해서 이들과 똑같이 말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수잔(수잔 서랜던: 부인이자 동료배우)과 함께 IMF-세계은행 반대 시위차 워싱턴에 가서 활동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스웨트숍(Sweatshops: 제3세계 어린이와 여성의 노동을 착취하는 사업장)에 반대하는 팸플릿을 나눠주는 열세살짜리 꼬마와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클린턴 시기 민주당의 결정적 우경화를 목도하고나서, 전략적으로 투표하기보다는 나의 양심에 따라 투표해야 한다는 깨달음에 이르렀다”고 썼다.

그는 이어 “노예제 폐지, 최저임금제, 사회보장제 등 오랜 기간에 걸쳐 미국에서 이뤄진 ‘진보’에도 불구하고 노예노동, 위험한 노동조건, 제3세계 착취, 환경파괴 등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네이더가 이런 쟁점들에 대해서 유일하게 발언한 후보였기 때문에 그에게 표를 던졌다”고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밝혔다. 또한 그는 “사형제를 지지하고 복지제도를 흔들면서 노동운동의 핵심을 갈가리 찢어놓는 경제체제를 만들어내는 데 힘을 보태는 민주당”에 대해서 강도높은 비판을 덧붙였다.

훤칠한 미남배우에서 의식있는 사회파 감독으로 성장한 팀 로빈스. 이제 그는 진보적 운동가로 자신의 걸음을 한폭 더 왼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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