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비리사학재단’관련기사에 반론보도 청구소송 낸 청강학원의 몰상식한 요구
<한겨레21>은 359호 특집 “학교가 니꺼니? 비리사학재단과의 전쟁” 중 “돈 벌려면 학교를 세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수도권에 있는 한 사학의 족벌경영 실태를 상세히 소개했다. 문제의 사학은 익명으로 처리했다. 족벌경영의 문제와 재산유용은 특정 사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상당수 사학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병폐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제보자 신뢰 않겠다” 각서를 쓰라고?
<한겨레21>에 나온 ‘수도권에 소재한 한 사학’은 학교법인 청강학원이다. ‘재단 이사장이었던 15대 국회의원’은 정희경 전 의원이고, 지금은 그의 아들인 이병훈 남양알로에 사장이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청강학원이 지난 7월 서울지법 서부지원에 이 기사에 대한 반론보도 청구소송을 제기해 <한겨레21>로서는 더이상 익명으로 처리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기사는 족벌경영의 폐단과 함께 사학이 정치권에 줄을 대는 까닭을, 생생한 사례로 제기했다. 15대 국회 교육위원이었던 정희경씨가 교육부 실무과장에게 전화해 전문대 평가결과를 문제삼아 호통쳤던 것을 제보자의 목격담으로 소개한 것이다. 당시 교육부 실무과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정희경 의원이 전화뿐만 아니라 직접 교육부로 찾아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강학원쪽은 “당시 정희경 의원은 야당 소속일 뿐 아니라 전국구 출신이어서 교육부 관계자에게 호통치거나 그 밖에 위세를 과시한 적이 없다”는 정황해석으로 사실을 비껴간 반론을 청구했다. 더구나 청강학원쪽은 애초 <한겨레21>에 정식으로 반론을 요청하지도 않았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요구를 했을 뿐이다. “앞으로 제보자의 의견을 신뢰하지 않겠다는 부장의 친필사인이 담긴 서신을 보내달라”는 것. 이와 함께 두달 전 문화방송팀에 보냈던 장문의 의견서를 참고하라고 보내왔다. 의견서 중 제보자에 해당하는 대목은 이렇다. “제보자는 학교에서 징계해임된 뒤 청강학원과 정 의원 일가에 깊은 사감을 품고… 각종 고소고발과 제보를 일삼다가… 그 주장이 모두 허위인 것으로 밝혀져 명예훼손죄로 구속되기도 한 지극히 부도덕한 인물입니다.”
정식 반론요청이 아닌, ‘각서’를 요구한 것은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또한 사실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특정 제보자의 도덕성을 문제삼은 것은 상식을 벗어난 행위이다. 청강학원쪽은 <한겨레21>이 각서 쓰기를 거부하자 언론중재위에 반론보도 청구 중재신청을 했다. 기사에 언급된 거의 모든 사실에 대해 양쪽의 주장이 달라 중재는 불성립됐고, 반론여부는 법원에서 다투게 됐다.
언론을 상대로 반론보도 청구소송을 내면 거의 대부분 신청인이 이긴다. 법원은 설사 원문보도가 진실에 부합한다 해도 반론을 청구할 수 있고, 그 반론이 진실이라는 것을 반드시 증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반론권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헌법에 보장된 인격권을 지키기 위한 조처이다. 그러나 이런 조처가 특정 이해당사자와 집단의 이익에 휘둘릴 때 법취지는 실종되고 만다. 이런 한계를 알고 있기에 법원도 ‘명백히 사실에 반하는 경우’에는 반론보도의 게재를 허용하지 않는다.
명백한 허위사실 주장도
<한겨레21> 기사의 일부 내용을 비슷한 시기에 보도했던 한 매체는 언론중재위에 올라온 반론을 받아들였다. 쉽고 편한 길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반론의 근거가 사실이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누군가의 입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수단이라면 <한겨레21>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제보자였던 이상철씨는 청강학원쪽의 주장과는 달리 “명예훼손죄로 구속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1998년 청강학원쪽이 이씨를 고소한 것은 이씨와 참여연대가 상속세 탈세 및 공금유용 혐의로 청강학원을 검찰에 수사의뢰하자 곧바로 이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실을 거론한 것이다. 그러나 청강학원은 이듬해 스스로 이 고소를 취하했다. 결국 명백히 허위사실을 <한겨레21>에 주장한 셈이다.
<한겨레21>이 이런 사실을 뒤늦게 지면을 통해 밝히는 것은 청강학원이 <한겨레21>에 대한 반론보도 청구소송과 별도로, 제보자였던 이씨를 최근 명예훼손죄로 고소했기 때문이다. <한겨레21>은 이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명백한 증거들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씨에 대한 청강학원의 고소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언론에 제보한 사람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한다.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사진/ 청강학원의 학교 경영비리를 다룬 <한겨레21> 359호 기사.
기사는 족벌경영의 폐단과 함께 사학이 정치권에 줄을 대는 까닭을, 생생한 사례로 제기했다. 15대 국회 교육위원이었던 정희경씨가 교육부 실무과장에게 전화해 전문대 평가결과를 문제삼아 호통쳤던 것을 제보자의 목격담으로 소개한 것이다. 당시 교육부 실무과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정희경 의원이 전화뿐만 아니라 직접 교육부로 찾아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강학원쪽은 “당시 정희경 의원은 야당 소속일 뿐 아니라 전국구 출신이어서 교육부 관계자에게 호통치거나 그 밖에 위세를 과시한 적이 없다”는 정황해석으로 사실을 비껴간 반론을 청구했다. 더구나 청강학원쪽은 애초 <한겨레21>에 정식으로 반론을 요청하지도 않았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요구를 했을 뿐이다. “앞으로 제보자의 의견을 신뢰하지 않겠다는 부장의 친필사인이 담긴 서신을 보내달라”는 것. 이와 함께 두달 전 문화방송

사진/ 청강학원의 재단 이사장이자 15대 국회의원이었던 정희경씨.(이용호 기자)









